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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레시피/외국문학

허버트 조지 웰스 <우주 전쟁>

by 늘해나 2020.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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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조지 웰스의 공상과학소설  <우주 전쟁>

 

고도의 기계 문명 이룬 화성인… 하등한 지구인을 죄책감 없이 학살
전세계 4분의 1을 식민지 삼았던 영국, 무자비한 제국주의 행태를 작품 속 잔혹한 화성인에 빗대 비판

 

외계인이 지구인을 공격하는 삽화

 

만약 우리보다 과학기술이 더 발달한 외계 생명체가 있다면, 그들이 먼저 우리를 찾아오지는 않을까요? 그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우리와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지 등 외계인에 대한 궁금증은 한둘이 아닙니다.

 

이러한 궁금증은 수많은 SF 소설•영화를 탄생시켰는데, 영국 작가인 허버트 조지 웰스의 '우주전쟁'도 그 중 하나예요. 이 작품은 기괴한 모습의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하여 지구인에게 무차별 공격을 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요.

 

1898년에 출간된 '우주전쟁'은 뮤지컬•만화•영화 등 다양한 형태로 리메이크되며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1938년에는 미국 CBS 방송국이 이 소설을 각색하여 라디오 드라마로 방송하였는데, 뉴저지주(州) 주민이 이를 실제 상황으로 착각하여 대피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답니다. 또 2005년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로 제작하여 큰 인기를 얻었어요.

 

'우주전쟁'의 배경은 20세기 초 영국 런던 근처의 작은 마을입니다. 어느 날 하늘에서 원통형 우주선이 떨어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사람들은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우주선 주위에 모여들어요.

 

그런데 우주선에서 나온 화성인은 갑자기 열광선을 발사하며 그곳에 모인 사람들을 공격하고, 뒤이어 도착한 다른 우주선들과 함께 지구를 쑥대밭으로 만듭니다. 주인공이 관찰한 화성인의 모습을 살펴볼까요?

 

"그들은 지구상의 생물체와는 완전히 다른, 상상을 뛰어넘는 생김새를 갖고 있었다. 우선 지름이 150㎝쯤 되는 커다랗고 둥그런 몸통이 있다. 아니, 몸통이자 얼굴인 셈이었다. (중략) 입 둘레에는 가느다란 채찍처럼 생긴 촉수가 양쪽으로 8개씩, 모두 16개가 달려 있었다. 이것들이 손 구실을 하였다."

 

'우주전쟁'에 등장하는 화성인은 이처럼 문어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어요. 또 그들은 음식을 먹지 않기 때문에 소화기관이 없고, 다른 생물의 피를 뽑아 자신의 몸에 주입하여 에너지를 얻습니다.

 

옷을 입지 않는 대신 몸속에 복잡한 보조 장치를 달았지요. 몸 전체가 뇌로 변했다고 표현할 정도로 다른 기관에 비해 뇌가 발달했어요. 그 덕분에 높은 지능을 바탕으로 고도의 기계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어요.

 

화성인이 지구를 공격하는 영화의 한 장면

 

허버트 조지 웰스가 이 작품을 쓰던 19세기 말, 영국은 전 세계의 4분의 1을 식민지로 삼을 정도로 강력한 대제국을 이루었어요. 북아메리카와 서인도 제도, 인도와 오세아니아 지역, 남아프리카에 이르는 거대한 식민지를 가진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렸지요.

 

그러나 웰스는 그러한 영국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았어요. 그가 보기에 식민지 건설에 열을 올리던 당시 서양 열강 국가들의 행태는 '우주전쟁' 속 화성인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으니까요. 웰스는 '우주전쟁' 곳곳에서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무자비한 제국주의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우주전쟁'에서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한 이유는 화성에 빙하기가 찾아와 그곳에서 더는 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과 적당한 기온을 갖춘 지구는 그들에게 새로운 삶의 터전이자, 희망의 행성으로 느껴졌겠지요.

 

고도의 기계 문명을 이룩한 화성인의 눈에 지구인은 하등한 생명체에 불과했을 거예요. 그래서 지구인을 잔인하게 학살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겠지요.

 

"인간의 무자비한 폭력 때문에 사라진 아메리카 들소나 도도새를 생각해 보라. 또한 호주 남동쪽 태즈메이니아 섬에 살던 사람들은 유럽 이민자들 때문에 50년도 되지 않아 지구 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만약 화성인이 그와 똑같이 우리를 공격한다면, 과연 그들에게 자비를 구할 수 있을까?"

 

작가의 지적처럼,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화성인의 잔혹함에 두려움과 분노를 느끼면서도 정작 우리가 그와 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합니다. '우주전쟁'의 주인공은 화성인의 침공을 겪고 난 후 이제 지구는 인간에게 안전한 곳이 아니라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은 무엇이든 경계해야 한다고 말해요.

 

그러나 여러분이 밤하늘의 별을 보며 언제 외계인이 침공할지 몰라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우리와 전혀 다른 구조의 생명체라서 서로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보다는 우리가 지구상의 다른 민족, 다른 생명체에게 잘못을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보는 태도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 조선일보 <책으로 보는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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