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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레시피/외국문학

<좀머씨 이야기> 줄거리와 해설

by 늘해나 2021.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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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 소설 <좀머씨 이야기>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
한 소년의 눈에 비친 이웃 사람 '좀머 씨'의 기이한 인생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나간 소설

 

책표지 이미지
<좀머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열린책들 펴냄

 

 

독일 작가 파트리크 지스킨트가 1991년에 발표한 소설 《좀머 씨 이야기》는 출간 초기에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10대들이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밀리언셀러에 오른 책이다.

 

 

- <좀머 씨 이야기> 줄거리

 

책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소설의 주인공은 '좀머 씨'이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그는 늘 조연처럼 주변을 배회한다. 마을에는 좀머 씨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그런가 하면 배낭을 메고 지팡이를 짚은 채 온종일 걸어다니는 그를 모르는 사람도 없다. 좀머 씨는 마음의 문을 닫고 그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은 채 걷고 또 걷는다.

 

"두 가지 물건만은 좀머 아저씨가 여름이나 겨울이나 상관없이 항상 가지고 다녔다. 그것들을 가지고 있지 않은 그를 본 사람은 일찍이 아무도 없었다. 그중 하나는 지팡이였고, 다른 하나는 배낭이었다."(본문 중에서)

 

《좀머 씨 이야기》 삽화

 

이 소설은 한 소년의 눈에 비친 좀머 씨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좀머 씨는 왜 그렇게 온종일 걷기만 했을까? 소년의 아버지 말대로 완전히 돌아버린 사람일 수도 있고, 세상의 관심이 싫어 은둔한 사람일 수도 있다. 그게 아니면 걷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아픈 상처를 가진 사람일지도 모른다.

 

《좀머 씨 이야기》 삽화

 

이 소설에서 '나'로 등장하는 소년에게 좀머 씨는 특별한 존재다. 둘 사이에 어떤 교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년이 나무를 타기 시작할 때부터 퀴켈만을 좋아하고, 풍켈 선생님에게 피아노를 배울 때도, 그리고 날아다니는 것처럼 자전거를 자유자재로 탈 때도, 좀머씨가 그 곁을 스치며 지나갔다.

 

“이른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좀머 아저씨는 그 근방을 걸어 다녔다. 걸어 다니지 않고 지나는 날은 1년에 단 하루도 없었다. 눈이 오거나, 진눈깨비가 내리거나, 폭풍이 휘몰아치거나, 비가 억수로 오거나, 햇볕이 너무 뜨겁거나, 태풍이 휘몰아치더라도 좀머 아저씨는 줄기차게 걸어 다녔다.” (본문 중에서)

 

《좀머 씨 이야기》 삽화

 

성장하면서 겪은 중요한 사건마다 소년은 좀머씨를 목격하였고, 좀머 씨의 마지막 모습을 본 유일한 사람도 바로 소년이었다. 소년이 미성년자 관람 불가 영화를 볼 수 있을 만큼 자란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소년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는 호수 가장자리에 좀머 씨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소년은 이내 그의 다리가 호수에 잠겨 있다는 사실을 깨달다. 그리고 점점 호수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좀머씨를 지켜본다.

 

"나는 놀랐다기보다는 내가 보고 있는 것에 대해서 당혹스러웠으며,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지도 못한 채 그대로 굳어 있었다." (본문 중에서)

 

그렇지만 소년은 “좀머 아저씨! 정지! 뒤로!”라고 소리치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다. 다만 '그것이 어둑어둑한 원경으로 사라지기 전까지 오랫동안 쳐다보았을' 뿐이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어쩌면 소년이 아버지와 경마장에 다녀오던 날 마주친 좀머씨가 내뱉은 말을 잊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어째서 그렇게 오랫동안 또 그렇게 철저하게 침묵을 지킬 수 있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두려움이나 죄책감 혹은 양심의 가책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나무 위에서 들었던 그 신음 소리와 빗속을 걸어갈 때 떨리는 입술과 간청하는 듯하던 아저씨의 '그러니 제발 나를 좀 그냥 놔두시오!'라는 말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다." (본문 중에서)

 

《좀머 씨 이야기》 삽화

 

“그러니 제발 나를 좀 그냥 놔두시오!” 라며 간청하듯 말하던 좀머씨의 모습을 기억했기 때문이다. 소년은 그렇게 좀머 씨를 보내주는 게 더 나은 일이며, 진정 '좀머 씨'를 위하는 일이라고 여겼다.

 

 

- <좀머 씨 이야기> 작품해설

 

누군가를 판단하기보다 이해해 보세요!

 

보통 인간을 가리켜 '이성적 동물'이라고 하지만, 살다 보면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잘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잦다. 비합리적인 것투성이다. 그런데 비합리적이라고 여기는 생각이나 행동이 합리적인 것보다 가치 있게 남는 경우가 많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드도 인간을 비합리적 존재로 보았다. 좀머 씨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소년의 행동 역시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소년은 그 순간에 그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여겼다.

 

이러한 소년의 행동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마을 사람들은 좀머씨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좀머씨를 의심하거나 걱정하는 사람들의 말 때문에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좀머씨가 사라지고 며칠이 지나서야 그 사실을 안 사람들은 또다시 이런저런 추측만을 내놓는다. 돌아버렸다거나 이민을 갔다거나, 길을 잃었다거나 하는 식으로.

 

돌이켜보면 우리 주변에도 이런 일이 참 많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나 일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말하거나 소문을 옮기기도 한다. 만약 여러분이 그 소문의 주인공이라면 어떨지 생각해 보라. 다른 사람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대신 진정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좀머씨 이야기>의 저자인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해인 1949년 독일 뮌헨에서 태어났다. 전쟁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았을 당시에 어린 소년이었던 그는 좀머 씨와 같은 사람들을 목격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좀머 씨'는 저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인물일 수도 있다.

 

1985년 장편소설 <향수(Das Parfum)>를 발표하여 세계적 작가로 떠오른 쥐스킨트는 독일의 저명한 문학상까지 거부하고, 사람들의 엄청난 관심을 피해 숨어버렸다. 그는 지금도 모습을 철저히 감춘 채 살아가고 있다.

 

- 조선일보 <책으로 보는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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