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6월에 개봉한 영화 <박열>은 이준익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이제훈(박열 역)과 최희서(후미코 역)가 주연을 맡은 영화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활동한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이자 독립운동가인 박열과 그의 동지 겸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박열의 활약이 담긴 신문과 기록물들을 통해 철저하게 고증하여 만든 이 영화는 역사학자들도 90% 정도 실제 사건과 똑같다고 말한다.
▶ <박열> 줄거리
1923년 일본 도쿄 거리를 한 남자가 땀범벅이 된 채 달리고 있는 장면으로부터 영화는 시작된다. 도쿄에서 인력거꾼으로 일하는 이 남자의 이름은 ‘박열’이다. 독립운동가이자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자)인 박열은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독립운동단체인 '불령사'를 조직하여 활동한다.
일본 여인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의 시 ‘개새끼’를 읽고 감명을 받아 박열을 만나게 되고 동지이자 연인이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동거하면서 불령사 단원들과 함께 활동한다.

그러던 중 관동 지방에서 진도 7.9의 대지진이 일어난다. 이 지진으로 인해 사망자 10만 명 이상, 이재민 20만 명 이상의 피해를 입은 관동지방은 지옥으로 변하였다.
일본 민중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폭동의 기미가 보이자, 일본 내각은 성난 민심을 진정시키기 위해 미즈노 내무대신의 주장대로 조선인을 희생양으로 삼는다.
그들은 '대지진의 난리통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타고 여기저기 불을 지르고 다니며 국가 주요 시설과 인사들에게 폭탄을 던지려 한다'는 가짜 소문을 퍼트리고 계엄령을 선포한다. 이로 인해 6,000여 명의 무고한 조선인이 무차별적으로 학살된다.
이를 은폐하기 위해, 관심을 돌릴 화젯거리가 필요했던 일본 내각은 '불령사'를 조직해 활동하는 박열을 대역사건의 배후로 지목한다. 불령사 단원들과 함께 붙잡힌 박열은 조사 받는 과정에서 일본의 계략을 눈치챈다.
박열은 사형선고를 받게 될 것을 알면서도 "그들이 원하는 영웅이 돼줘야지"라며 일본 황태자 폭탄 암살 계획을 자백한다. 후미코 역시 자신도 함께 모의했다고 진술하여 두 사람이 같이 재판을 받게 된다.
박열은 1차 공판에 앞서 4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첫째, 나는 조선 민족을 대표하여 법정에 서는 것이므로 내게 조선의 예복을 입게 할 것
둘째, 법정에서 나의 뜻을 알릴 선언문을 낭독하게 할 것
셋째, 나는 조선말을 쓰겠으니 통역관을 세울 것
넷째, 내가 앉을 자리의 높이를 재판관의 자리와 같게 할 것

이러한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재판을 거부하겠다고 하자, 결국 첫째와 둘째 조건을 들어준다. 이에 조선의 관복을 입고 법정에 선 박열은 자신의 생각과 일본의 만행을 거침없이 말한다.
당황한 재판부는 2차 공판부터 비공개로 진행하였으나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박열과 후미코는 죄인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당당한 모습을 보여 준다. 심지어 박열은 다테마스 판사에게 부탁하여 옥중에서 후미코와 혼인신고서를 작성하고 기념사진도 찍는다.
최종 공판에서 박열과 후미코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사형하면 조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우려하여 두 사람에게 무기징역으로 감형한다. 이후 형무소로 이송된 후미코는 의혹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난다.

▶ 영화 해설
영화는 후미코의 죽음으로 끝나지만, 나중에 후미코는 박열의 바람대로 고향인 경북 문경에 묻히게 된다. 그리고 박열은 22년 2개월 후에 석방되었고, 김구의 부탁을 받아 일본에 있던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의 유해를 발굴하여 서울효창공원에 안장하였다.
당시 20대의 젊은이었던 박열과 후미코는 암울했던 시기, 부당한 권력이 장악한 세상에 대한 불만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긴 사람들이었다.
이준익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통해 과연 현재에 살고 있는 우리가 일제강점기의 ‘박열’만큼 세상을 정면으로 보고 살아가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열과 후미코, 그들의 불꽃 같은 삶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는 그들만큼이나 뜨겁게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이다.

▶ 영화 속 명대사
미즈노 : "조선인에게는 영웅, 우리한텐 원수로 적당한 놈을 찾아."
박열 : "그들이 원하는 영웅이 돼줘야지"
- 일본 내각이 조선인 학살 사건을 은폐하려 할 때
박열 : “조선인에 대해 온정이 있는 척, 법관으로서 양심이 있는 척, 그거 자기기만이야. 그럴거면 침략을 말고 유언비어를 퍼트려서 조선인을 죽이지 말았어야지.”
- 박열이 자신을 심문하던 다테마스 판사에게 한 말
박열 : “일본 제국주의가 유지되는 것은 천황의 신성함을 민중에게 강요하기 때문이다. 그 신성함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려 겨우 빠져 나왔지만 곧 멸망의 시간이 올 것이다.”
후미코 : “평등한 인간 세상을 짓밟는 악마적 권력이 천황이며 황태자다.”
- 1차 공판에서 박열과 후미코가 한 발언
박열 : 일본은 3.1 만세 운동처럼 조선인 대학살도 묻으려 한다.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묻으려고 발악할수록 드러나는 것이 자연의 순리요. 역사의 흐름이다.
- 2차 공판에서 박열이 한 발언
판사 : “마지막으로 할 말은 없는가?”
박열 : “없네. 수고했네.”
판사 : “가네코 후미코,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는가?”
후미코 : “그가 갖고 있는 모든 과실과 결점을 넘어 나는 그를 사랑한다. 우리 둘을 함께 단두대에 세워 달라. 박열과 같이 죽는다면 나는 만족할 것이다. 결코 당신을 혼자 죽게 하지 않을 것이다.”
판사 :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주문. 피고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박열 : “내 육체는 자네들 마음대로 죽일 수 있겠지만 내 정신은 어찌할 수 있겠는가”
후미코 : “만세!”
- 최종 공판에서의 대화
후미코 : 산다는 것은 그저 움직이는 것만 뜻하지는 않는다. 나의 의지에 따라 움직인다면 그것이 비록 죽음을 향한 것이라도 그것은 삶의 부정이 아니다. 긍정이다. 그와 동지로서 투쟁했던 3년만이 진정한 나의 삶이었다.
- 최종 공판에서 후미코가 한 말
미즈노 : “너를 왜 감형시킨 줄 알아? 산 채로 잊혀지게 만드는 거지. 오래 오래 살아서”
박열 : “그래, 그 누구보다 오래 살아서 너희(일제)가 한 짓을 전부 치밀하게 추궁해 주겠다.”
- 후미코의 자살 소식을 들은 박열이 미즈노 내무대신을 향해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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