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생이> 줄거리와 작품해설
◉ 등장인물
•노마
주인공. 여덟아홉 살 정도의 남자아이.
•노마 아버지
시골에서 소작농을 하다가 영이 할머니의 편지에 기대를 앉고 인천 선창가로 이사 왔으나 고된 일로 병을 얻게 됨
•노마 어머니
항구에서 들병장수를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짐.
•영이 할머니
노마네가 시골 살 때 이웃 살던 할머니. 병든 노마 아버지를 위해 부적과 남생이 한 마리를 가져다 줌.
•영이
노마의 친구. 영이 할머니의 손녀. 아버지 어머니가 일찍 죽고 할머니 손에 자람.
•곰보
아이들에게 유행가도 알려주고 어른처럼 돈을 잘 쓰는 노마네 이웃 아이.
•털보
선창의 관리인. 들병장수 노마 어머니와 단골손님 이상의 관계를 맺고 있음.
•바가지
노마네 이웃에 사는 무면허 이발사. 노마 어머니를 좋아하여 추근거림.

◉ <남생이> 줄거리
작은 시골 마을에서 소작을 하며 살던 노마네 가족은 이웃에 살던 영이 할머니가 보낸 편지에 힘입어 인천 선창가로 이사 온다. 그런데 노마 아버지가 선창가에서 소금을 져 나르는 일을 하다가 결국 자리에 눕게 된다.
갈수록 폐병이 심해진 노마 아버지는 하루 종일 집에서 지내며 노마에게 어제도 그제도 묻던 소리를 또 물으며 귀찮게 한다. 그는 아내가 선창가에 술 팔러 나가는 걸 막으려 무리해서 성냥갑 붙이는 일도 해보고 하였으나 역부족이었다.
하루하루 모멸감을 느끼며 사는 그에게 마음으로 가장 잘 대해주는 사람은 영이 할머니뿐이었다. 노마네가 시골 살 때 이웃에 살았던 영이 할머니는 아들과 며느리를 다 앞세우고, 손녀인 영이를 키우며 살고 있다.
노마 아버지와 같은 병으로 아들을 잃은 영이 할머니는 아들에게 못 다해 준 한을 풀기라도 하듯 노마 아버지를 챙기지만, 그는 자신의 불운이 “선창가 일자리가 좋다”며 인천으로 불러낸 영이 할머니 탓이라며 타박한다.
그래도 영이 할머니는 금강산에서 공부하고 나온 사람에게 누구라도 속병이 씻은 듯 떨어진다는 부적과 남생이 한 마리를 사와서 노마 아버지에게 가져다준다. 다음날부터 그는 노마를 귀찮게 굴지 않고 남생이와 하루를 보내기 시작한다.
한편 노마 어머니는 항구의 들병장수(병에다 술을 가지고 다니면서 파는 사람)로 노마네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남편이 몸져 눕자 벌이를 위해 처음엔 영이 할머니를 따라 낙정미(말이나 되를 가지고 마되질을 하다가 땅에 떨어진 곡식) 줍는 쓰레기꾼으로 선창가에 나갔다.
그러다가 볏섬을 실은 마차 뒤에 따라붙은 여인들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던 마차꾼이 노마 어머니를 보고선 그대로 멈출 정도의 미모를 지닌 노마 어머니는 선창에서 볏섬에 달라붙어 낱알을 긁어모으는 데 이력이 생길 즈음, 자신에게 노골적으로 관심을 보이던 선창의 관리인 털보와 가까워진다.
노마네 이웃에 사는 무면허 이발사인 바가지(성씨가 박가이기도 하고, 주걱턱에 코까지 납작한 생김새가 바가지 같다고 '바가지'로 불림)도 노마 어머니를 좋아하여 추근댄다. 하지만 노마 어머니는 가진 것도 없고 인물도 없으면서 추근대는 바가지를 싫어한다. 그리고 앓아누운 남편에게는 미안함과 증오를 함께 가지고 있다.
어느새 노마 어머니는 얼굴에 분을 바르고 번쩍번쩍한 인조견 치마를 끌며 들병장수가 된다. 노마 어머니와 단골 이상의 관계를 맺고 있는 털보는 종종 노마네 집에까지 온다. 그런 날은 노마는 군밤을 사러 멀리까지 심부름을 가야 했다.
여덟아홉 살 정도의 남자아이 노마는 폐병 앓는 아버지를 돌보는 게 싫고, 어머니처럼 선창에 나가 사람들에게 귀염을 받고 싶다. 그런데 이웃에 사는 친구 영이는 할머니가 준 떡을 노마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지만, 곰보네와 함께 노마네 어머니 일로 노마를 놀려 화나게 만들기도 한다.
수돗집 곰보는 어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 애들에게 전하고, 유행가도 알려주고 어른처럼 돈을 잘 썼다. 그러나 어디서 난 돈으로 이렇게 눈깔사탕을 아이들에게 하나씩 사줄 수 있는지 물으면 "저 나무도 못 올라가는 바보가" 하며 노마에게 핀잔을 주었다.
노마는 곰보처럼 토담 모퉁이에 서 있는 양버들나무 꼭대기에 올라가고자 애썼다. 어쩐지 그 나무에 오르면 곰보처럼 어른들 일에 빠삭해질 것 같은, 아니, 어른처럼 돈을 벌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마의 아버지는 영이 할머니가 준 남생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그만 세상을 떠났다. 노마가 하필 양버들나무에 오르는 데 성공한 날이다. 노마 아버지가 죽자, 눈물도 안 나오는 억지 울음을 우는 어머니의 모습에 노마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 작품해설
해맑은 아이 노마의 눈에 비친 궁핍한 부둣가의 삶
작가 현덕(1909~?)의 <남생이>는 인천항 주변에서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도시 빈민의 삶을 어린아이 '노마'의 시선으로 포착한 단편소설이다. 현덕의 데뷔작이자 대표작 중 하나다.
<남생이>는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이후 소설, 동화, 수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인 현덕은 1946년 조선문학가동맹 출판부장을 맡기도 했으며, 1950년 월북했다.
1930년대 후반 인천항과 그 주변 빈민촌을 무대로 하고 있는 이 소설에는 싸리전 거리, 등대, 기차, 윤선, 세관, 수상경찰서, 칠통마당 등 공간적 배경이 인천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말들이 나온다. 또 낙정미를 줍는 여성, 엿목판을 들고 장사하는 사람 등 노마 가족과 주변 인물의 생활상에서도 인천 부둣가의 옛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남생이>뿐 아니라 다른 동화 작품에도 '노마'라는 어린아이가 등장하는데, 이 이름은 '이놈아' '저놈아'에서 땄다고 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 노마가 양버들나무에 높이 오르는 데 성공한 것은 어린 노마가 아버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는 암시이기도 하다.
* 작품해설은 <책 읽는 인천, 문학속 인천을 찾다>에서 정리함.
현덕 <남생이> 전문
남생이 - 현덕 호두형으로 조그만 항구 한쪽 끝을 향해 머리를 들고 앉은 언덕, 그 서남면 일대는 물매가 밋밋한 비탈을 감아내리며, 거적문 토담집이 악착스럽게 닥지닥지 붙었다. 거의 방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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