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손님과 어머니> 줄거리와 작품해설
▨ 작가
주요섭(1902~1972)
숭실중학, 도쿄 아오야마학원 등을 거쳐 중국 호강대학을 졸업했고, 미국 스탠퍼드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해방 후 경희대 교수를 지냈다.
작품 활동을 시작한 초기에는 <인력거꾼>, <추운 밤> 등 하층민의 생활을 다룬 작품을 주로 쓰면서 일제강점기의 가난하고 힘겨웠던 조선인의 모습을 그렸다.
1930년대 이후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바탕으로 <할머니>, <사랑손님과 어머니>와 같이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작품을 발표하였다.
▨ 등장인물
• 나(옥희)
여섯 살 여자아이. 이 작품의 관찰자이며 서술자이다. 사랑손님(아저씨)과 친하게 지내면서 어머니와의 사랑을 순수한 동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대로 전한다.
• 어머니
옥희의 어머니. 결혼한 지 1년 만에 남편을 잃은 스물네 살의 젊은 과부이다. 죽은 남편의 친구인 사랑손님에게 연모의 마음을 갖지만 끝내는 자신의 사랑을 포기한다.
• 사랑손님(아저씨)
옥희 아버지의 친구. 학교 선생으로 부임해 옥희네 집에 하숙을 하게 된다. 점잖고 다정한 성품을 갖고 있으며 옥희 어머니를 사모한다.
▨ 줄거리
여섯 살 난 옥희는 스물넷의 과부 어머니, 외삼촌과 살고 있다. 어느 날 이 집 사랑방에 돌아가신 아빠의 엣 친구인 아저씨가 하숙을 하게 된다.
옥희가 사는 동네의 학교 교사로 부임하게 된 아저씨는 명랑하고 붙임성 좋은 옥희를 귀여워하고, 둘은 친하게 지낸다. 옥희는 다정한 아저씨와 그림책도 보고, 좋은 반찬과 삶은 달걀을 많이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아저씨와 뒷동산에 올라가 기차 구경을 하다가 내려오던 날, 옥희는 아저씨에게 “나의 아빠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그 말을 들은 아저씨는 그런 말을 하면 못 쓴다며 당황한다.
유치원에 다녀온 옥희는 어머니가 마중을 나와주지 않아 섭섭해한다. 그리고 어머니를 골려 줄 생각으로 벽장에 숨어 있다가 잠들어 버린다. 어머니를 비롯한 온 가족은 옥희가 사라진 줄 알고 사방팔방 찾으러 다닌다.
그 사이 벽장 안에서 잠이 깬 옥희는 깜깜한 벽장 안이 무서워 울음을 터뜨린다. 울음소리를 듣고 옥희를 찾은 어머니는 “너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말을 반복하며 옥희를 껴안고 운다.
다음 날, 어머니를 울린 일이 미안했던 옥희는 유치원에 가 선생님 책상에 놓인 꽃병 속 빨간 꽃 두어 개를 가져와 어머니에게 준다. 그러나 차마 유치원에서 몰래 가져온 것이라 말할 수 없어서 아저씨가 어머니에게 주라고 한 것이라며 거짓말을 한다.
이에 얼굴이 빨개진 어머니는 아저씨가 준 꽃이라고 말하고 다니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준다. 그리곤 그 꽃을 오래오래 잘 두다가 꽃이 다 시들자 대를 잘라내고 꽃만 찬송가 갈피에 끼워둔다.
그러던 어느 날, 아저씨가 옥희에게 ‘지나간 달 밥값’이라며 봉투를 어머니에게 전해주라고 한다. 그 봉투 속에서 편지 한 장을 발견한 어머니는 얼굴이 새하얘진다. 어머니는 옥희에게 아버지가 갖고 싶으냐 묻고는, 새 아버지를 가지면 세상이 욕을 한다며 “난 너 하나면 그뿐이다”며 옥희를 안으며 운다.
그리고 어머니는 옥희에게 손수건 하나를 주며 아저씨에게 갖다주라고 한다. 옥희는 손수건 속에 웬 쪽지가 들어 있는 걸 알았지만 잠자코 전해준다.
그 일이 있은 후 아저씨는 별안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며 짐을 싼다. 어머니는 벽장 속 달걀 여섯 개를 모두 삶아 아저씨에게 전해준다.
이윽고 아저씨가 떠나자, 옥희와 함께 언덕에 올라 기차를 바라보던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와 찬송가 갈피 속에 간직했던 마른 꽃송이를 버리고 달걀도 더는 사지 않으며 마음을 접는다.
▨ 작품해설
주요섭이 지은 단편소설 <사랑손님과 어머니>는 사랑손님이나 어머니 대신, 아직 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6살짜리 여자아이를 서술자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어린 옥희가 아직 도덕이라든가, 전통이라든가, 사회적인 관습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서술자가 어머니라든가, 사랑손님이었다면, 이 소설은 단순한 연애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그 사람을 보고 싶은데, 같이 있고 싶은데, 아, 어떡하지? 어떡하면 좋을까? 등등의 말들이 이어지는 통속적인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옥희를 서술자로 내세우면서 단순한 연애소설에서 벗어나게 된다.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옥희의 시선을 따라간다. 이때 우리는 ‘과부가 재혼하는 것은 안 돼’라는 사회적 관습이 사라진 채,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애절하고 안타까운 모습만 보게 된다.
옥희가 사회적 관습을 모르는 것처럼, 우리도 사회적 관습을 잠시 잊고 두 사람의 사랑을 아무 편견 없이 바라보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새 두 사람의 사랑이 가엾어 보이고, 안타까워 보이고, 언젠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을 먹게 된다.
이처럼 이 소설은 과부인 어머니와 사랑손님(아저씨)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순수한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아름답게 표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요섭 <사랑손님과 어머니> 전문
사랑손님과 어머니 - 주요섭(1902~1972) 1나는 금년 여섯 살 난 처녀애입니다. 내 이름은 박옥희이고요. 우리 집 식구라고는 세상에서 제일 이쁜 우리 어머니와 단 두 식구뿐이랍니다. 아차, 큰일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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