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김시습이다> 줄거리와 해설
<나는 김시습이다> 줄거리
▶ 신동 김오세
1435년(세종 17년) 한양에서 태어난 김시습은 세 살 때부터 외조부로부터 글자를 배우기 시작하여 한시를 지을 줄 알았고, 다섯 살에는 '신동 김오세'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문장과 학문을 갖추었다.
소문을 들은 세종은 궁궐로 불러 그의 재주를 시험하였고 놀라운 재주에 비단을 선물로 내렸다. 김시습은 성은에 감격하며 세종을 군주로 선택한다. 그는 시대가 정해 준 임금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평생 사랑하고 섬길 임금을 스스로 선택하여 살기로 삶의 방향을 정한 것이다.
▶ 계유정난, 사육신과 생육신
21세 때 삼각산 중흥사에서 공부를 하던 김시습은 수양대군(훗날 세조)이 단종을 내몰고 왕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에 김시습은 불의한 자를 임금으로 섬길 수 없다며 공부를 접고 책도 모두 불태워버렸다.
이후 김시습은 세조의 왕위 찬탈로 세상에 뜻이 없어 벼슬을 버리고 절개를 지킨 여섯 사람 중에 한 명이 되었는데 이들을 ‘생육신(生六臣)’이라고 한다. 이들은 김시습을 비롯하여 원호, 이맹전, 조려, 성담수, 남효온 여섯 사람이었다.
초막동에 자리잡은 김시습은 단종 복위 운동을 마음속으로 지지했으나, 실패로 돌아가자 그에 연루되어 목숨을 잃은 사육신(死六臣, 성삼문·박팽년·하위지·이개·유성원·유응부)의 시신을 몰래 수습하여 묻어주었다.
▶ 승려가 된 김시습과 불경언해사업
단종의 죽음 소식을 들은 김시습은 스스로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된다, 법명은 ‘설잠’이다. 그는 가슴속 슬픔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어 9년간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방랑 생활을 했다.
그후 김시습은 오랜 방황을 끝내고 경주 금오산에 있는 용장사에 정착한다. 그곳에서 점차 마음의 안정을 찾아 평온한 시간을 보내지만, 때로는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해 나오는 울분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선비된 자로서 세조의 녹을 먹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출사(벼슬을 하여 나랏일을 하는 것)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던 김시습은 이제 그만 세조를 인정하고 세상과 화해하고자 1463년(세조 9년) 한양으로 와 효령대군을 만나고 역경 사업에 참여하였다.
세종의 형인 효령대군의 권유로 세조의 불경언해사업(불경을 한글로 풀이하는 일)을 도와 내불당에서 10일간 교정을 보기도 하였고, 역시 효령대군의 청으로 원각사 낙성식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김시습은 경주로 내려가 금오산에 금오산실을 짓고 칩거한다.
▶ <금오신화> 집필
금오산실에서 칩거하면서 김시습은 ‘매월당(梅月堂)’이란 호를 사용하였다. 이곳에서 그는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집필하였다. <금오신화>는 전기체 소설의 효시로서 현재는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용궁부연록], [남염부주지] 등 5편이 남아 있다.
▶ 환속과 방랑, 그리고 생의 마감
세조의 뒤를 이은 예종이 죽고 성종이 즉위하자 1471년(성종 2년) 김시습은 서울로 올라온다. 그는 성종이 영민하다는 소문을 듣고 출사를 희망했다. 그는 자신이 불혹의 나이여서 새삼 과거를 통해 출사하기보다는 천거를 통해 나아가기를 바랐다.
하지만 여전히 세조의 공신들이 조정에서 활개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천거하는 사람이 없음을 알게 된다. 세상이 그렇게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출사의 꿈을 완전히 접는다.
김시습은 바로 금오산으로 가지 않고 수락산에 거처를 마련하여 글도 쓰고 농사도 지으면서 가슴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가고 싶었던 길에 대한 미련을 조금씩 덜어내었다. 그리고 자신과 뜻이 같은 남효온을 만나 평생의 벗으로 삼는다.
그 후 그는 환속하여 결혼하기도 했으나 결혼 1년만에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다시 방랑길에 나서게 된다. 그리고 남효온이 세상을 떠난 뒤 그도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하기 위해 금오산으로 돌아와 여생을 보냈고 무량사에서 생을 마감했다.
작품해설
<나는 김시습이다>는 조선 전기의 천재 문인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의 생애를 다룬 역사소설이다.
어렸을 때부터 ‘신동’ 소리를 들으며 자란 김시습은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문장으로 주위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21세 때 수양대군이 단종을 폐위하고 왕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공부를 접는다.
스스로 머리를 깎은 뒤 방랑의 길에 오른 그는 31세인 1465년 경주 금오산에 입산해 금오산실을 짓고, 그곳에서 그는 우리나라 최초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쓰는 등 주옥같은 작품을 창작했다.
이 소설은 조선 역사상 가장 피린내 나는 살육극인 계유정난과 병자사화를 중심에 놓고,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인간의 모습을 김시습 자신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들려준다.
불의한 시대지만 눈 딱 감고 자신의 꿈을 위해 절의를 버릴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절의를 지키며 평생 고독하게 살다가 죽을 것인가.
이 소설에서 피로 물든 역사의 갈림길에서 불의한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온몸으로 보여 준 생육신 김시습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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