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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예술공간/미술 이야기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 작품, 허무한 실수로 사라진 사연은?

by 늘해나 2023.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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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 작품, 허무한 실수로 사라진 사연은?

 

‘아침을 깨우다(Morning is Broken)’라는 작품명처럼 말 그대로 깨져버린 아침

 

작품 하나에 수십 억을 호가하는 세계적인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의 최신 벽화 ‘아침을 깨우다(Morning is Broken)’가 허무한 실수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영국 켄트의 한 버려진 농가에 그려진 그의 작품을 알아보지 못한 땅 주인이 건물을 그대로 철거해 버린 것입니다.

 

뱅크시 '아침을 깨우다(Morning is Broken)'
뱅크시 '아침을 깨우다(Morning is Broken)'

 

무려 500년이나 된 낡은 농가를 철거하고 이 자리에 새로운 집 67채를 짓는 과정에서 땅 주인을 비롯한 철거 업체 인부들은 뱅크시의 벽화가 그려진 건물을 크레인으로 통째로 허물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건물 외벽에 그려진 뱅크시 그림
건물 외벽에 그려진 뱅크시 그림

 

건물 외벽의 찌그러진 철판에 그려 넣어진 벽화에는 마치 소년이 커튼을 열어젖히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었는데요. 곁에는 작은 강아지 한 마리도 함께 고개를 내밀고 있었죠.

 

철거 작업에 참여한 이들은 해당 벽화가 뱅크시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뱅크시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처참한 심경이었다"라고 전했습니다.

 

뱅크시가 작품의 철거 전후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하자, 팬들은 작품의 이름처럼 ‘아침이 깨져버렸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철거된 뱅크시 그림
철거된 뱅크시 그림

 

뱅크시는 ‘얼굴 없는 화가’로 비밀리에 작업하는 대신, 자신의 공식 계정에 작품 사진을 올리는 방식으로 활동을 인증해오고 있습니다.

 

그는 이날도 자신의 벽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요, 다만 이번에는 벽화가 있었던 농가가 철거되는 장면을 찍은 사진도 함께 게재했습니다. 사진에는 굴착기와 바닥에 쏟아진 벽돌, 이를 지켜보는 작업자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뱅크시 '밸런타인데이 마스카라(Valentine's Day Mascara'
뱅크시 '밸런타인데이 마스카라(Valentine's Day Mascara)'

 

뱅크시는 베일에 싸인 그의 정체만큼이나 작품 또한 매번 이슈 몰이를 하고 있는데요. 지난 밸런타인데이에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가정주부가 남편을 냉동고에 처박아 버리는 풍자 벽화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를 구경하기 위해 수많은 팬이 모여들자, 지역위원회에서 대동한 철거업체가 등장해 '건강과 안전' 상의 이유로 작품의 일부였던 냉동고를 치워버리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에 팬들은 명백한 작품 훼손이라며 반발했습니다.

 

뱅크시 작품 '풍선과 소녀' 경매에서 분쇄되기 전과 후의 모습
뱅크시 작품 '풍선과 소녀' 경매에서 분쇄되기 전과 후의 모습

 

뱅크시 작품의 가격은 제각각이지만 보통 수십 억원대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의 대표작 ‘풍선과 소녀’는 2018년 소더비 경매에서 104만파운드(약 16억 650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뱅크시는 당시 낙찰 직후 액자 내부에 설치된 파쇄기를 이용해 그림을 훼손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이후 이 작품의 가격은 약 300억원으로 치솟았습니다.

 

또 2020년 12월에는 뱅크시가 영국 서부 브리스톨의 한 주택에 벽화를 남겼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집값이 4억원에서 72억원으로 상승한 일도 있었습니다. 헤르네 베이 농가의 벽이 철거되면서 수십 억원의 가치가 허공으로 사라진 셈입니다.

 

- 출처 : ELLE, Instagram 'ban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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