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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재미있는 힐링시] 오탁번 시인 '해피 버스데이'

by 늘해나 2023.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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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네일 이미지

 

 

해피 버스데이

 

- 오탁번

 

 

시골 버스정류장에서

할머니와 서양 아저씨가

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제멋대로인 버스가

한참 후에 왔다

 

-왔데이!

 

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 말을 영어인 줄 알고

눈이 파란 아저씨가

오늘은 월요일이

라고 대꾸했다

 

-먼데이!

 

버스를 보고 뭐냐고 묻는 줄 알고

할머니가 친절하게 말했다

 

-버스데이!

 

오늘이 할머니의 생일이라고 생각한

서양 아저씨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해피 버스데이 투 유!

 

할머니와 아저씨를 태운

행복한 버스가

힘차게 떠났다

 

시골 버스가 가고 있는 이미지

 

소통과 공감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이런 때 시골 할머니와 외국인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를 소재로 엮은 시가 웃음을 자아냅니다.

시골 할머니가 사투리로 독백처럼 한 말을 눈이 파란 외국인 아저씨가 영어로 알아들으며 주고받는 광경이 재미있습니다.

 

시의 후반부에 서양 아저씨가 친절하게도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이렇게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훈훈한 소통이 이루어지다니...’ 옛말에 귀를 기울이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이 떠오릅니다.

 

오탁번 시인은 대학에서 교편을 잡다가 퇴직 후 고향 제천에 가서 폐교를 문학관으로 개조해서 지내고 있습니다. 흙을 일구고 거름을 주면서 텃밭을 가꾸는 생활도 하고 있지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시인은 많은 걸 배우고 깨달았을 것 같습니다.

 

대개 그의 시는 읽다 보면 입꼬리가 자꾸 올라갈 정도로 재미가 있습니다. 그만의 천진난만과 유머 감각으로 시를 빚어내기 때문이죠. 그는 평소 국어사전을 곁에 두고 지낼 만큼 우리말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 그래서 잘 모르던 우리말이 그의 시에 자주 나타납니다.

 

- 문현미 시인 ‘명시산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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