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시 모음
10월에 핀 장미
- 권오삼
먼 길을 걸어
이제 막 학교에 도착한 아이들 같은
10월에 핀 장미
늦게 피었기에 더 붉고 곱다.
시월
- 목필균
파랗게 날 선 하늘에
삶아 빨은 이부자리 홑청
하얗게 널면
허물 많은 내 어깨
밤마다 덮어주던 온기가
눈부시다
다 비워진
저 넓은 가슴에
얼룩진 마음도
거울처럼 닦아보는
시월
시월의 다짐
- 정연복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코스모스 꽃길을 걸어가리
산들바람에 춤추는
코스모스 따라
나의 몸도
나의 마음도
가벼이 춤추리
한세상 거닐다 가는
인생은 참 아름다운 것
사랑으로 물들어 가는 인생은
더욱 더 아름답고 행복한 것
코스모스의 명랑함으로
즐거이 사랑하며 살아라리
10월에 꿈꾸는 사랑
- 이채
운명이란 걸 믿지 않았기에
인연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영원을 알 수 없었기에
순간으로 접었습니다
스치는 바람인 줄 알았기에
잡으려 애쓰지도 않았습니다
머문다는 것 또한
떠난 후에 남겨질 아픔인 줄 알았기에
한시도 가슴에 담아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숨바꼭질하듯
그대가 나를 찾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10월의 거리로 가겠습니다
꿈을 꾸듯
그대를 부르며 달려가겠습니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가슴을 활짝 열고
가을숲 그대 품에서
10월의 사랑을 꿈꾸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인연으로 말입니다
10월은
- 박현자
시월은
내 고향이다
문을 열면
황토빛 마당에서
도리깨질을 하시는
어머니
하늘엔
국화꽃 같은 구름
국화향 가득한 바람이 불고
시월은
내 그리움이다
시린 햇살 닮은 모습으로
먼 곳의 기차를 탄 얼굴
마음밭을 서성이다
생각의 갈피마다 안주하는
시월은
언제나 행복을 꿈꾸는
내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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