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인생시] 안도현 '제비꽃 편지'

by 늘해나 2021. 4. 19.
728x90
반응형

 

보라색 꽃이 활짝 핀 제비꽃 사진

 

 

제비꽃 편지

   

- 안도현

 

 

제비꽃이 하도 예쁘게 피었기에

화분에 담아 한번 키워보려고 했지요

 

​뿌리가 아프지 않게

조심조심 삽으로 떠다가

물도 듬뿍 주고 창틀에 놓았지요

 

​그 가는 허리로 버티기 힘들었을까요

세상이 무거워서요

한 시간이 못되어 시드는 것이었지요

 

​나는 금세 실망하고 말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럴 것도 없었어요

​시들 때는 시들 줄 알아야 꽃인 것이지요

 

그래서

좋다

시들어라, 하고 그대로 두었지요 

 

 

- 안도현  시집 《그리운 여우》에서

 

 

제비꽃 사진 위에 시의 일부가 들어간 이미지

 

 

안도현 시인에 대하여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다.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서울로 가는 전봉준』 『외롭고 높고 쓸쓸한』 『북항』을 비롯해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까지 11권의 시집을 냈다.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기러기는 차갑다』 등의 동시집과 여러 권의 동화를 썼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15개국 언어로 해외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2021년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시집 앞표지 이미지
'제비꽃 편지'가 실린 안도현의 시집 <그리운 여우>

 

 

 

▶ 안도현 시인의 ‘제비꽃 편지’ 시에 이수진 씨가 곡을 붙여 부른 노래 영상이 있어 소개합니다. 감상해보세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