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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7

안도현 ‘스며드는 것’ 슬픈 간장게장 시 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꿈틀거리다가 더 낮게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어찌할 수 없어서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한때의 어스름을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불 끄고 잘 시간이야 간장게장을 즐겨먹으면서도 꽃게가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필사적으로 낮게 웅크렸으리라는 것을 생각해 본적은 없다. 다른 음식들과 달리 오랜 시간 살 속에 양념이 스며들어 만들어지는 음식이 간장게장이다 보니, 단숨에 숨통을 끊는 다른 음식들보다는 안쓰러움, 체념, 애틋함 등의 감정이 이 음식에 담겨 있음을 알았다. 생각해보니 간장게장은 외로운 음.. 2025. 1. 7.
[호박꽃에 관한 시] 안도현 '호박꽃에 취하여' 외 호박꽃에 관한 시 모음   호박꽃에 취하여 _ 안도현 호박꽃 _ 안도현호박꽃 _ 정연복호박꽃 _ 박영근호박꽃 _ 최두석호박꽃에 취하여 - 안도현 호박 넝쿨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갔더니 거기 호박꽃이 피었더라  그 호박꽃 속으로 난 길을 걸어 들어갔더니 호박밭에 쪼그리고 앉은 내가 보이더라     호박꽃- 안도현 호호호호 호박꽃호박꽃을 따버리면애애애애 애호박애호박이 안 열려호호호호 호박전호박전을 못 먹어     호박꽃- 정연복​첫눈에 보기에생긴 모습 그대로 '포용'과 '관대함'이라는꽃말을 가졌네 '사랑의 용기'라는또 다른 꽃말도 있다네 후덕한 성품의 아줌마같이 느껴지는 너와 마주친 날은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호박꽃 - 박영근 ​밤새 몰래 밭두둑을 더듬고 간 여우비에과부 한숨이 벙글었네 ​비바람에 꽃이 .. 2024. 10. 24.
안도현 <연어> 줄거리, 인상 깊은 구절 안도현 우화소설 연어, 라는 말 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 첫 문장, 마지막 문장 연어는 강에서 태어나지만 큰 바다로 나가 자라고는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다시 자기가 태어난 강, 즉 모천(母川)으로 되돌아와서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안도현 작가의 교훈적이고 아름다운 동화 같은 소설 는 ‘은빛연어’ 한 마리가 동료들과 함께 머나먼 모천으로 회귀하는 여행길에서 고난을 겪으며 성장해가고, 삶의 의미와 존재 이유를 깨닫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가는 은빛연어 이야기를 통해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쉬움'보다는 어려운 길을 선택한 뒤 얻게 될 가치를 곱씹어보게끔 하고 있다. 줄거리 - 누나연어를 잃다 주인공 ‘은빛연어’는 다른 연어들처럼 등이 검푸른 바닷물을 닮지 않고 온몸이 은빛 비늘로 덮여 있어 동무들.. 2024. 4. 13.
‘봄날은 간다’ 봄을 떠나보내는 시모음 봄을 떠나보내는 시모음 봄날은 간다 - 구양숙 이렇듯 흐린 날에 누가 문 앞에 와서 내 이름을 불러주면 좋겠다. 보고 싶다고 꽃나무 아래라고 술 마시다가 목소리 보내오면 좋겠다. 난리난 듯 온 천지가 꽃이라도 아직은 내가 더 예쁘다고 거짓말이라도 해주면 좋겠다. 봄날은 간다 - 김종철 꽃이 지고 있습니다 한 스무 해쯤 꽃 진 자리에 그냥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일 마음 같진 않지만 깨달음 없이 산다는 게 얼마나 축복 받은 일인가 알게 되었습니다 한 순간 깨침에 꽃 피었다 가진 것 다 잃어버린 저기 저, 발가숭이 봄! 쯧쯧 혀끝에서 먼저 낙화합니다 봄날은 간다 - 안도현 늙은 도둑놈처럼 시커멓게 생긴 보리밭가에서 떠나지 않고 서 있는 살구나무에 꽃잎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자고 나면 살구나무 가지마다 다닥다닥.. 2023. 4. 16.
[짧고 좋은 시] 정지용 ‘호수’ 외 7편 긴 여운을 주는 짧고 좋은 시 호수1 -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하니 눈 감을 밖에 호수2 - 정지용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 오리 모가지는 자꾸 간지러워 섬 - 정현종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천성 - 정세훈 하늘은 작은 구름 큰 구름 다 껴안고 사네. 땅 - 서윤덕 모든 것을 품고도 모든 것 아래 있는 가장 겸손한 그대 나의 노래 - 정채봉 나는 나를 위해 미소를 띤다 나는 나를 위해 노래를 불러준다 나는 나를 위해 꽃향기를 들인다 나는 나를 위해 그를 용서한다 나는 나를 위해 좋은 생각만을 하려 한다 작은 불꽃 - 이철수 세상에.. 2022. 5. 7.
[좋은시] 하늘에 대한 시 모음 '나의 하늘은' 이해인 수녀 하늘에 대한 시 모음   나의 하늘은 - 이해인 수녀  그 푸른빛이 너무 좋아창가에서 올려다본나의 하늘은어제는 바다가 되고오늘은 숲이 되고내일은 또무엇이 될까 몹시 갑갑하고울고 싶을 때문득 쳐다본 나의 하늘이지금은 집이 되고호수가 되고들판이 된다    하늘을 봐 - 조미하  하늘을 보는 버릇이 생겼어 자동차를 갓길에 세워 놓고파란 하늘을 보기도 하고 늦은 밤 베란다 창문을 열고별들이 박힌 검은빛 하늘을 보기도 해 그러면복잡하고 엉켰던 생각이 정리되고편안해져 바다를 보러 가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그래서고개만 들면 언제나 있는하늘을 봐 힘이 들 땐 더    지금 하늘을 보세요  - 오광수  당신이 힘들고 어려우면 하늘을 보세요. 이제까지 당신은 몰랐어도파란 하늘에서 뿌려주는파란 희망들이당신의 가슴속에한 겹 또.. 2022. 2. 15.
가을 관련 시 모음 '가을 햇살' 외 4편 가을 관련 시 모음   가을 햇살          - 오광수  등 뒤에서 살짝 안는 이 누구신가요?  설레는 마음에 뒤돌아보니 산모퉁이 돌아온 가을 햇살이 아슴아슴 남아있는 그 사람 되어 단풍 조막손 내밀며걷자 합니다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기도하게 하소서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사랑하게 하소서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호올로 있게 하소서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백합의 골짜기를 지나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가을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낮은 곳으로자꾸 내려앉습니다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 2021.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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