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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레시피/우리문학

이범선 <고장난 문> 줄거리와 해설

by 늘해나 2024.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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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네일 이미지

 

 

<고장난 문> 줄거리와 해설

 

▥ 작가

이범선(1920 ~ 1981)

평안남도 신안주 출생. 평양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하다가 광복 후 월남하여 1952년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였다. 거제고, 대광고, 숙명여고 교사를 거쳐 한국외국어대, 한양대 교수로 재직하였다.

 

그는 자신이 겪은 음울한 현실을 반영하면서 무기력하게 훼손되어 한에 젖은 인간들을 많이 부각시키고,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담담한 필치로 펼쳐 보였다. 대표작으로 <학마을 사람들>, <오발탄>, <피해자>, <표구된 휴지> 등이 있다.

 

작가 이범선 사진
이범선(1920 ~ 1981)

 

 

▥ 등장인물

• 만덕

열여덟 살의 청년으로 화가와 함께 산다. 수사관 앞에 피의자로 끌려와 억울한 누명을 쓴다.

 

• 화가

인정 많고 그림 작업에 충실한 화가. 집안에 갇혀있다가 질식사한다.

 

• 수사관

진술 내용과 조서보다 심증을 더 믿는 중년의 경찰관이다.

 

 

▥  줄거리

만덕이는 화가를 모시는 열여덟살 청년이다. 화가는 집은 서울인데, 혼자서 서울 근교의 별장 화실에서 지내고 있었다. 만덕이는 그 화실 옆에 따로 떨어져 있는 조그마한 별채에 살고 있으면서 화가의 심부름을 하고, 화가가 화실을 비우면 지켜주는 일을 했다.

 

화가는 한 달에 한 10일쯤만 서울에 가 지냈고 20일쯤은 화실에서 혼자 지냈다. 가족과 사이가 나빠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화가는 작업실 안에서 먹고 자고 작업하고 모든 것을 해결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만덕이가 편지를 전해주러 갔는데, 화실의 문이 고장이 나 안 열리는 일이 발생했다. 화가는 집안에서, 만덕이는 문밖에서 문을 열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도통 문은 열리지 않았다. 화가는 만덕에게 창문으로 열쇠를 건네 열어보도록 했다. 하지만 열쇠도 소용없었다.

 

문을 열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처음엔 그러려니 생각한 화가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급기야 만덕에게 욕을 하며 화를 내었다. 만덕이 꼭 나갈 일이 있냐고 물으니, 화가는 그런 일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

 

만덕은 평소에도 두문불출하며 그림을 그리던 분이, 창문 쇠창살에 매달려 문이 잠겼다고 저렇게 화내는 모습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화가가 목수를 불러오라고 하자, 만덕은 처음 화실 문짝을 만들었던 목수를 데리러 갔다. 그러나 목수가 외출하고 없어서 그의 아내에게 당부를 하고 돌아왔다.

 

화가 잔뜩 난 화가는 만덕이 목수에게 다녀왔냐며 믿지 않으려 든다. 만덕은 점점 변해가는 화가가 이상했지만, 평소 인정 많던 분이라 말동무를 해주며 등나무 그늘에 죽치고 있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목수가 오지 않으니까 화가는 더 난폭해졌다. 문을 발길질로 걷어차는가 하면, 화실 안의 물건들을 문쪽으로 집어 던지기까지 했다. 만덕은 화가를 위로해 보기도 하였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만덕은 오밤중이 되어 다시 목수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목수는 술에 취해 자고 있었다. 만덕이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았다. 목수의 아내는 내일 아침 일찍 목수를 깨워 보내겠다며 만덕을 돌려보냈다.

 

화실로 돌아온 만덕은 화가에게 목수가 내일 아침 일찍 올 것이고 밤도 깊었으니 잠을 자거나 그림을 그리라고 위로했다. 그러나 화가는 점점 난폭해지기만 할 뿐, 도무지 말릴 수가 없었다. 화가가 창문으로 던진 기름 물감통을 얼굴에 뒤집어쓴 만덕은 자기 방으로 돌아와 잠들어버렸다.

 

다음 날 아침, 만덕은 술에서 깬 목수를 데려와 문을 끌로 뜯어 열었는데, 화가가 이미 죽어 있었다. 부검한 결과 사인은 ‘질식사’였다. 화실이 20평에 사방으로 창문이 나 있는데 질식사라니…

 

경찰서 취조실에서 만덕을 추궁하던 수사관은 화가를 죽이지 않았다는 만덕의 이야기를 전혀 믿지 않았다. 만덕의 말을 거짓말이라고 단정하고 수감시켜 버린다.

 

그리고 수사관의 손에는 조서와 함께 의사의 검안서가 쥐어있었다. ‘질식사’라는 검안서에 기록된 의사의 사망 진단이었다. 그러나 수사관은 그조차 콧방귀를 끼며 믿지 않으며 이야기가 끝난다.

 

 

붓통과 붓들

 

 

▥  작품해설

<고장난 문>은 이범선이 1977년 문학사상 9월호에 발표한 단편소설이다. 이 소설은 어느 화가의 죽음을 소재로 취조하는 수사관과 피의자 사이에 진술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인간의 심리를 그리고 있는 심리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 작품에서 그려지고 있는 인간 심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화가가 폐쇄공포로 인해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인간의 심리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수사관의 취조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불신에 대한 집요한 심리 추리다.

 

평소 그림 그리기에 열정을 쏟고 인정이 많은 화가가, 스스로 만든 폐쇄공간(화실)에서는 무한의 상상력을 펼치는 작업공간이 되지만, 타에 의해(문이 고장나) 폐쇄된 공간으로 내몰렸을 때는 그와 정반대로 정상적인 생활을 전혀 영위하지 못한다.

 

또 만덕의 장황한 진술과 객관적인 사건 조서(질식사)조차 믿지 못하는 수사관의 모습에서 인간이 인간을 믿지 못하는, 현대사회의 불신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좀 거창하게 말하면 인간 소외에 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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