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을 위해 목숨 받친 의로운 소의 이야기
옛날 경상북도 구미의 한 고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하루는 '김기년'이라는 농부가 산에 있는 밭에서 소와 같이 밭을 갈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산 속에서 사나운 호랑이가 뛰어나와 소에게 덤벼들었다.
기년이 당황하여 소리를 지르며 가지고 있던 괭이로 호랑이를 마구 때렸다. 그러자 호랑이는 소를 버리고 기년에게 덤벼들었다.
기년이 급하여 양손으로 호랑이를 잡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소가 크게 우짖고는 머리로 호랑이의 배와 허리를 무수히 떠받았다.
마침내 호랑이는 피를 흘리며 달아나다가 몇 걸음 못 가서 죽고 말았다. 기년은 비록 다리를 여러 군데 물렸으나 정신을 차려 소를 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20일 후에 이 상처로 말미암아 기년은 죽고 말았다. 기년은 죽기 전에 가족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이 소는 의로운 소이니 팔지도 잡지도 말고, 죽더라도 고기를 먹지 말고 내 무덤 옆에 묻어주시오.”
소는 물린 데가 없었고, 기년이 누워 있을 때는 전과 다름없이 논밭 일을 했다. 그런데 주인이 죽자, 소는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어떤 음식도 먹지 먹지 않더니 삼일만에 죽고 말았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놀라 이 사실을 관에 알렸는데, 부사 조찬한이 감동하여 주인 곁에 무덤을 만들어 주면서 그 사실을 돌에 새겨 무덤가에 세웠다. 그 후 사람들은 주인을 위해 목숨 받친 소의 무덤을 ‘의우총(義牛塚)’이라 불렀다.
이 이야기는 1629년(인조 7) 선산부사 안응창이 근찬(謹撰:삼가 지음)했다는 『의열도』에 부사 조찬한이 쓴 ‘의우도서(義牛圖序)’에 나오는 실화로, 소가 얼마나 충직한 동물인지 잘 일러 주고 있다.
소는 논밭을 가는 힘든 일을 묵묵히 대신해 주고, 때로는 운송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소를 내다 팔아 목돈을 마련하기도 하고, 또 고기와 우유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뿔과 가죽은 공예품으로 재탄생되어 일상생활에서 요긴하게 활용되었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 널리 활용돼 온 소를 두고 ‘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버릴 것이 없어 소는 하품밖에 버릴 게 없다’는 속담이 생겨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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