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성당 수도자의 글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과
모른 체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때는 비밀을 공유했던
가까운 친구가
전화 한 통 하지 않을 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또 한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않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
내가 의도적으로
멀리하지 않아도
스치고 떠날 사람은
자연히 멀어지게 되고
내가 아등바등 매달리지 않더라도
내 옆에 남을 사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알아서
내 옆에 남아준다.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주고
아껴주지 않는 사람에게
내 시간 내 마음
다 쏟고 상처 받으면서
다시 오지 않을 꽃 같은 시간을
힘들게 보낼 필요는 없다.
비바람 불어
흙탕물 뒤집어썼다고
꽃이 아니더냐.
다음에 내릴 비가 씻어준다.
실수들은 누구나 하는 거다.
아기가 걸어 다니기까지
3000번은 넘어지고야
겨우 걷는 법을 배운다.
나는 3000번을 이미
넘어졌다가 일어난 사람인데
별것도 아닌 일에 좌절하나.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은
너무 일찍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것은
너무 늦게 사랑을 깨우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잘났다고
뻐긴다 해도
결국 하늘 아래에 놓인 건
마찬가지인 것을…
높고 높은 하늘에서 보면
다 똑같이 하찮은 생물일 뿐인 것을…
아무리 키가 크다 해도
하찮은 나무보다도
크지 않으며,
아무리 달리기를 잘한다 해도
하찮은 동물보다 느리다.
나보다 못난 사람을
짓밟고 올라서려 하지 말고
나보다 잘난 사람을
시기하여 질투하지도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하늘 아래에 있는 것은
다 마찬가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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