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화보다 값진 정직
어느 마을에 정직한 젊은이가 살았습니다. 그는 어느 날 마을 빵가게에서 사온 빵을 먹다가 빵 속에 금화가 하나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젊은이는 금화를 들고 빵가게로 달려갔습니다. 빵가게 주인은 나이 많은 할아버지였습니다. 젊은이가 할아버지에게 금화를 보이며 말했습니다.
“이 금화가 빵 속에 들어있었습니다. 자, 받으세요.”
“그럴 리가 없는데…”
할아버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젊은이를 쳐다보았습니다.
“빵 속에서 금화가 있을 까닭이 없지 않은가. 나는 이걸 받을 수 없네. 그건 자네가 갖게.”
“아닙니다. 이건 할아버지께서 가지셔야 해요.”
“젊은이, 자네는 그 빵을 샀어. 그리고 금화는 그 빵 속에 들어있었네. 그러니까 그건 자네 거야. 나는 그 금화를 받을 수 없네. 설마 나보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 되라는 건 아니겠지?”
“저도 금화를 가질 수 없습니다. 저는 빵을 산 것이지 금화를 산 것이 아니니까요. 할아버지께서는 설마 저보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 되라는 건 아니시겠지요?”
“허어, 이런 사람을 봤나?”
두 사람은 서로 금화가 자기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를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 이상한 다툼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어 여러 사람들이 이 두 사람 곁에 모여들었습니다.
“금화는 자네 것이야.”
“아닙니다. 저는 이걸 꼭 할아버지께 돌려드려야 합니다.”
그들이 이렇게 밀고 당기고 실랑이를 하고 있을 때 그걸 보고 있던 한 신사가 두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두 분! 제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말씀해 보시지요.”
“두 분 다 행복해 지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젊은이는 정직한 마음으로 금화를 할아버지께 드립니다. 젊은이는 빵을 산 것이지 금화를 산 것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그렇게 하면 내가 부정직해지는 게 아니오?”라고 할아버지가 묻자 신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할아버지는 그 금화를 잠시 받기만 하시는 겁니다. 할아버지는 금화를 받자마자 젊은이가 정직한 마음을 가진데 대한 상으로 젊은이에게 다시 돌려주십시오. 그러면 할아버지는 자기 것이 아닌 금화를 차지한 부정직한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라고 구경꾼들도 외쳤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마지못해서 말했습니다.
“정 여러분들의 의견이 그러시다면 금화를 받겠습니다. 젊은이 금화 이리 주게…”
그런데 금화를 받은 할아버지는 그것을 젊은이에게 곧 되돌려주지 않고 금화를 가진 채 빵가게 안쪽에 있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할아버지가 한참이 되어도 나오지 않자 구경하던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습니다.
“생각이 바뀐 건가? 정직한 체 하더니 금화를 막상 받고 보니 욕심이 나는 모양이군.”
방으로 들어간 할아버지는 오랫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시시하다고 실망한 구경꾼들 중 몇 사람은 자리를 떠나버렸습니다.
금화를 넘겨준 젊은이도 집으로 가려고 하자 방법을 제안했던 신사가 젊은이를 붙들었습니다.
“자네는 상으로 금화를 받고 가야 하네. 나는 이 일을 결말지을 책임이 있는 사람이야. 나와 함께 잠시 기다려 주게나.”
그러자 젊은이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정직이 반드시 금화로 보상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직은 금화보다 값진 것입니다.”
“물론 정직은 금화보다 가치가 있는 거야. 따라서 자네는 금화를 받건 받지 못하건 이미 가치 있는 사람이야. 그렇지만 내 느낌에 할아버지의 행동에는 무언가 비밀이 있는 것 같아. 그러니 잠시 더 기다려 보세나.”
이때 할아버지는 가게 방 안에서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었습니다. 조금 있다가 할아버지가 밖으로 나왔는데, 할아버지 손에는 젊은이가 건넨 금화와 함께 여러 장의 문서가 함께 들려 있었습니다.
몇 명의 구경꾼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할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여러분, 나는 이제 너무 늙어서 빵가게 일을 더 이상 하기 어려운 형편이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평생 동안 모아놓은 재산을 어찌하면 좋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할아버지는 계속 말을 이었습니다.
“나는 정직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귀한 덕목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정직한 사람을 하나 찾아서 나의 돈과 이 가게를 맡기고 싶었는데 그런 사람을 고르는 방법을 알 수 없었습니다. 생각다 못해 나는 가끔씩 금화를 넣은 빵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사람들은 침을 꼴깍 삼키면서 할아버지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빵에 금화를 넣어 판 지 햇수로는 3년, 금화의 개수로는 수백 개가 나갔지만, 지금껏 빵 속에서 금화를 발견했다고 제게 가져온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젊은이가 처음으로 금화를 가지고 찾아온 것입니다. 여러분, 저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이 금화는 제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젊은이에게 다가가 어깨를 껴안으며 말했습니다.
“젊은이, 젊은이의 정직함은 이미 여기 모인 여러 사람들 앞에서 잘 증명이 되었네. 나는 자네에게 내가 그동안 평생 모아놓은 금화와 돈을 줌으로써 자네의 정직함을 칭찬하고 싶네. 그리고 이 가게도 자네가 맡아주면 참 고맙겠네. 자네가 좋다면 이 늙은이를 아버지로 여겨주면 더 고맙겠네."
구경하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정직한 젊은이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금화를 매만지며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금화만은 내가 갖도록 허락해 주게나. 내가 빵 속에 금화를 넣고도 안 넣었노라고 거짓말을 한 증거가 될 테니까 말이야. 즐거운 거짓말, 정직한 젊은이를 찾아낸 거짓말의 증거로, 그리고 자네를 아들로 맞은 기념품이 될 이 금화를 내가 죽거든 내 가슴에 꼭 올려놓아 주게. 천국에 가서도 자네의 정직함을 생각한다면 내 행복이 몇백 배로 커질 것 같으니까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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