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단편소설 <공작나방> 전문
작가 헤르만 헤세가 어린 시절 자신이 경험했던 일을 바탕으로 쓴 단편소설 <공작나방>은 주인공 하인리히가 ‘나’의 나비 수집판을 보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공작나방
- 헤르만 헤세
모처럼 나를 방문한 친구 하인리히 모어가 저녁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서재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해는 저물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는 가파른 언덕으로 둘러싸인 호수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였다. 마침, 내 어린 아들이 밤 인사를 하고 나가자 우리는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어린 시절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생기고부터는 어릴 때 좋아하던 취미들이 다시 생생하게 되살아나더군. 그래서 한 일 년 전부터 나는 나비 수집을 새로 시작했다네. 한번 보겠나?”
그에게 보여 주려고 종이 상자 몇 개를 가지고 돌아와 열어 보았을 때는 나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날이 어두워져 있었다. 램프를 찾아 불을 켜자 희미하던 창밖의 풍경은 어둠 속에 묻혀 버렸다. 그러나 상자 속의 나비는 밝은 램프 불 아래 빛나는 자태를 드러내었다. 우리는 고개를 숙이고 그 고운 빛깔을 가진 형상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가며 천천히 살펴보았다.
내가 말했다.
“여기 이건 노란 밤나방(광대노랑뒷날개나방. 노란색의 뒷날개가 특징적인 밤나방과의 곤충)이라네. 학명은 풀미네아(fulminea)라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매우 드문 종이지.”
하인리히 모어는 핀에 꽂혀 있는 나비 중 한 마리를 상자 속에서 조심스럽게 꺼내어 날개 아랫부분을 살펴보았다.
그가 말했다.
“참 이상하지. 나비를 볼 때만큼 어린 시절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건 없으니 말이야.”
그는 나비를 다시 제자리에 꽂고 상자 뚜껑을 덮으며 말했다.
“잘 봤네.”
약간 딱딱한 어조로 이렇게 말하는 그에게 그 추억은 별로 달갑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자네의 수집판을 자세히 보지 않은 것을 기분 나쁘게 생각지 말아 주게. 나도 어릴 때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었지.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기분이 좀 상했다네. 창피하긴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들려주지.”
그가 램프 덮개를 열어 담뱃불을 붙이고 나서 다시 램프 위에 갓을 씌우자, 우리의 얼굴은 어슴푸레해졌다. 그러고 나서 그가 열려 있는 창문 곁으로 가 앉자 조금 야위고 길쭉한 그의 얼굴은 거의 어둠 속에 묻혀 버렸다.
내가 담배를 피우는 동안 밖에서는 멀리서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밤을 수놓았고, 내 친구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내가 나비를 잡기 시작한 건 여덟 살인가, 아홉 살 때쯤이었을 거야. 처음엔 별로 열심이랄 것도 없이, 다른 애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해 보는 정도였지.
그런데 열 살쯤 된 두 번째 여름에는 나는 완전히 이 유희(장난치듯 즐겁게 노는 일)에 취미가 생겨서, 이 때문에 다른 일은 전혀 돌보지 않게 되었다네. 주위 사람들은 내가 그것을 못 하도록 말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걱정을 할 정도였어.
나비를 잡는 데 열중하면, 학교의 수업 시간도, 점심도 잊어버리고, 탑시계가 우는 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지. 학교를 쉬는 날은 빵 한 쪽을 호주머니에 넣고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끼니때에도 돌아오지 않고 뛰어다니곤 하였다네.
지금도 아름다운 나비를 보면, 이따금 그때의 열정이 몸에 스미는 듯 느껴진다네. 그럴 때면, 나는 잠시 어린아이만이 느낄 수 있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한 심정에 사로잡히곤 하지.
그 소년 시절에 처음으로 노랑나비를 찾아냈던 그때의 기분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것이야. 또, 그럴 때면 홀연히, 어린 날의 무수한 순간이 떠오른다네.
풀 향기가 코를 찌르는 메마른 벌판의 찌는 듯이 무더운 낮과, 정원 속의 서늘한 아침과, 신비스런 숲 속의 저녁때, 나는 마치 보물을 찾아 헤매는 사람처럼 포충망을 들고 나비를 노리고 다녔어.
그리하여 아리따운 나비를 발견하면 — 특별히 진귀한 것이 아니라도 좋았지. 햇볕 아래 졸고 있는, 꽃 위에 앉아서 빛깔이 고운 날개를 호흡과 함께 드러내고 있는 것을 보면 — 그것을 잡는 기쁨에 숨이 막힐 지경이 되어, 가만가만 다가서곤 했어.
반짝이는 반점 하나하나, 날개 속에 드러난 맥줄 하나하나, 가는 더듬이의 갈색 잔털 하나하나가 눈에 뚜렷이 보이면, 그 긴장과 환희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다네. 그때의 그 미묘한 기쁨과 거센 욕망의 교차는 그 뒤엔 자주 느낄 수 없었지.
부모님께서 훌륭한 도구는 하나도 마련해 주시지 않아서, 나는 내가 잡은 나비들을 헌 종이 상자에다 간추려 두는 수밖에 없었다네.
병마개에서 뽑은 동그란 코르크를 밑바닥에 발라 붙이고, 그 위에 핀을 꽂아 두었어. 이렇게 초라한 나의 수집물을 친구들에게 즐겨 보여 주기도 했지만, 친구들이 가진 도구는 대개 유리 뚜껑의 나무 상자에 푸른빛 가제(거즈. 가볍고 부드러운 무명베)를 친 사육 상자와 그 밖에 여러 가지 화려한 것들이었기에, 내가 가진 초라한 설비를 더 자랑할 수가 없게 되었지.
그뿐만 아니라, 극히 마음에 흡족하고 희귀한 나비가 손에 들어와도, 남에게는 비밀로 하고 내 누이들에게만 이것을 보여 주곤 했어.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우리 고장에서 보기 드문 푸른 날개의 나비를 잡았다네. 날개를 펴서 그것을 말린 다음에, 나는 하도 마음에 흡족하고 자랑스러워, 꼭 이웃집 아이에게만은 보여 주리라고 생각했지. 이웃집 아이란, 뜰 건너편 집에 사는 교원의 아들 에밀이었어.
이 소년은 흠을 잡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녀석이었지만, 아이로서는 어딘지 못마땅한 데가 있었어. 그의 수집물은 그리 대단치는 않았으나, 수집물을 깨끗하고 정확하게 정리하는 솜씨만은 놀랄 만하였지.
게다가 그는 나비의 날개를 풀로 이어 맞추는, 남이 잘하지 못하는 몹시 어려운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네. 어쨌든 모든 점에서 그는 모범 소년이었어. 그 때문에 나는 그에게 몹시 감탄하면서도, 속으로는 그를 미워했던 게지.
나는 이 소년에게 푸른 날개의 나비를 보여 주었다네. 그는 무슨 전문가나 되는 듯이 그것을 감정하고 나더니, 희귀한 것임을 자기도 인정하면서, 20페니히의 값은 된다고 하였지.
그러나 그는 이내 트집을 잡기 시작하여, 날개를 편 방식이 나쁘다느니, 오른쪽 더듬이가 비틀어졌다느니, 왼쪽 더듬이가 뻗어 있다느니, 그 위에 다리가 두 개 떨어졌다느니 하며, 제법 그럴듯한 결함을 늘어놓았어.
나는 그러한 결점을 그다지 대단한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으나, 그의 혹평(가혹하게 비평함)으로 하여 내 푸른 날개의 나비에 대한 기쁨은 다분히 허물어졌고, 그래서 나는 두 번 다시 그에게 수집물을 보여 주지 않았다네.
이태(두 해)가 지나서 우리는 꽤 머리가 굵은 소년이 되었는데, 그때도 나의 나비 잡는 것에 대한 열정은 변함이 없었어. 그때, 이웃집 에밀이 공작나방을 잡았다는 소문이 퍼졌지.
나는 이 말을 들은 때만큼 흥분한 적이 없었다네. 내가 아는 친구 중에는 아직 공작나방을 잡은 아이가 없었고, 나 역시 내가 가진 낡은 책에서 그림으로만 보았을 뿐이었으니까. 그 이름을 알면서도 아직 잡아 보지 못한 것 중에서 나는 공작나방을 어느 것보다도 가지고 싶어 했어. 몇 번이고 나는 책 속의 그림을 들여다보았다네.
한 친구는 내게 이런 말을 했어. 나무둥치나 바위에 앉아 있는 이 갈색 나방은, 자기에게 새나 다른 짐승이 덤벼들려고 하면 거무스름한 앞날개를 펼치고 아름다운 뒷날개를 드러내 보일 뿐인데, 그 빛나는 커다란 무늬가 매우 이상한 모양을 나타내므로, 새는 겁을 먹고 함부로 덤비지 못한다고…….
에밀이 이 이상한 나방을 가졌다는 소문을 듣고부터 나의 흥분은 절정에 이르러, 그것을 꼭 한번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네. 나는 식사 뒤 틈을 얻어 곧 뜰을 건너서 이웃집 4층으로 올라갔어.
이 4층에 교원의 아들 에밀은 작으나마 제 방을 하나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내게는 얼마나 부러웠는지……. 방으로 가는 도중에 나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어. 문을 두드려 보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네. 에밀이 없는 듯해서 문의 손잡이를 돌려 보니, 문은 잠겨 있지 않았어.
어쨌든, 실물을 한번 보리라는 생각에 나는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어. 그리고 에밀이 나비를 간직한 두 개의 커다란 상자를 살펴보았는데, 어느 상자에도 공작나방은 들어 있지 않았어.
그런데 문득 날개 판에 올려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니, 과연 생각한 대로였지. 갈색 비로드 날개가 길쭉한 종이쪽 위에 펼쳐진 채 날개 판에 걸려 있었어.
나는 그 앞에 허리를 굽히고서, 털이 돋친 적갈색의 더듬이와, 그지없이 아름다운 빛깔을 띤 날개의 선과, 밑 날개 안쪽 선에 있는 양털 같은 털을 바로 곁에서 들여다볼 수 있었다네.
그러나 그 유명한 무늬만은 보이지 않았어. 종이쪽에 가려져 있었지. 가슴을 두근거리면서 나는 유혹에 끌려 종이쪽을 떼어 내고, 꽂혀 있는 핀을 뽑았어. 그러자 네 개의 커다란 무늬가 그림에서보다도 훨씬 더 아름답게, 훨씬 더 찬란하게 나의 눈앞에 드러났지.
이것을 본 나는, 이 보배를 손에 넣고 싶은 견딜 수 없는 욕망에 그만 난생처음으로 도둑질을 했다네. 나방은 벌써 말라 있어서, 손을 대는 정도로는 형체가 일그러지지 않았어. 나는 그것을 손바닥 위에 받쳐 들고 에밀의 방을 나왔다네. 그때 나는, 어떤 커다란 만족감 이외에 아무 생각도 없었지.
나는 나방을 오른손에 감추고 층계를 내려오는데 그때, 아래편에서 위로 올라오는 발소리가 났어. 순간, 나는 내가 비겁한 놈이란 것을 깨달았다네.
그와 동시에 들키면 어쩌나 하는 무서운 불안에 사로잡혀, 나는 본능적으로 나방을 감춘 손을 그대로 양복저고리 주머니 속에다 찔러 넣었어.
그리고 천천히 발을 떼어 놓았어. 그러면서 속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는 부끄러운 생각에 가슴이 서늘해졌지. 나는 이내 올라온 하녀와 어물어물 엇갈려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이마에 땀을 흘리며, 침착을 잃고 벌벌 떨며 현관에 우뚝 섰어.
‘이 나방을 가져서는 안 된다, 될 수만 있으면 그 전대로 돌려놓아야겠다.’
나는 이런 생각으로 마음이 괴로웠다네. 그리고 혹시 사람의 눈에 뜨이지나 않을까 조마조마해하면서 날쌔게 발을 돌려 층계를 뛰어올라, 일 분 후에는 다시 에밀의 방 가운데 서 있었지. 나는 주머니에서 손을 뽑아 나방을 책상 위에다 꺼내 놓았지.
나는 그것을 보기 전에 벌써 어떤 불행한 일이 생겼다는 것쯤은 미리 짐작했었어. 그저 울고 싶은 생각뿐이었지. 아니나 다를까, 나방은 보기 싫게 망그러져서 앞날개 하나와 더듬이 한 개가 떨어져 버렸어. 떨어진 날개를 조심스레 주머니 속에서 끄집어내려고 하니까, 그나마 산산이 바스러져서 이제는 이어 붙일 수조차 없게 되었지.
도둑질을 했다는 사실보다도, 그 아름답고 찬란한 나방을 내 손으로 망가뜨렸다는 사실이 나로서는 더 괴로운 일이었다네. 날개의 갈색 분이 온통 나의 손끝에 묻은 것을 보았지.
그리고 또, 날개의 바스러진 조각들이 책상 위에 이리저리 흩어진 것을 보았어. 그것을 완전히 원형대로 돌려놓을 수만 있다면, 나는 그 대신 내가 가진 어떤 물건이나 어떤 즐거움도 기꺼이 버릴 수 있었을 거야.
그지없이 슬픈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 나는 하루 종일 좁은 뜰 안에 주저앉아 있었지. 그러다가 마침내 나는 용기를 내어, 모든 일을 어머니에게 말씀드렸다네.
어머니는 놀라움과 슬픔에 잠겨 어찌할 줄을 모르셨지만, 나의 이 고백이 얼마나 어려운 고민 끝에 나왔는지를 충분히 짐작하시는 것 같았어.
“지금 곧 에밀에게 가거라."
어머니는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네.
“에밀을 찾아가서 사실을 고백하고 용서를 빌어라. 그밖에는 다른 길이 없다. 네가 가진 것 중에서 어느 하나를 대신 가지라고 말해 보렴. 그리고 용서를 빌어야지.”
만일에 모범 소년인 에밀이 아니고 다른 친구였다면 나는 용서를 비는 것쯤 서슴지 않았을 거야. 그가 나의 고백을 이해해 준다거나 나의 사과를 믿어 주지 않을 것을 나는 미리부터 잘 알고 있었지.
그럭저럭 밤이 되었으나, 나는 그때까지도 그를 찾아갈 용기를 얻지 못한 채 주저하고만 있었어. 어머니는 내가 뜰에 있는 것을 보고 나직한 소리로 말씀하셨어.
“오늘 중으로 갔다 와야 해. 지금 곧 가거라.”
나는 에밀을 찾아갔다네. 그는 나를 만나자 곧 공작나방에 관한 말을 꺼냈어. 누가 그랬는지 공작나방을 아주 못쓰게 만들어 놓았다고 하면서, 사람의 소행인지 혹은 고양이가 그랬는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더군.
나는 그 나방을 좀 보여 달라고 청했고, 우리는 방으로 올라갔어. 그는 촛불을 켰지. 못쓰게 된 그 나방이 날개 판 위에 올려져 있었어. 에밀이 그 날개를 손질하느라고 무척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네.
그는 날개의 조각들을 정성껏 주워 모아서 작은 압지(잉크나 먹물 등으로 쓴 것이 번지거나 묻어나지 않도록 위에서 눌러 물기를 빨아들이는 종이) 위에 펴 놓았어. 그러나 그것은 도저히 본디 모양으로 바로잡힐 가망은 없었고, 더듬이도 떨어진 그대로였어.
나는 그제야 그것이 나의 소행인 것을 밝혔다네. 그랬더니 에밀은 격분하지도, 큰소리로 꾸짖지도 않고, 혀를 차며 한동안 나를 지켜보다가 나직한 소리로, 이렇게 말하더군.
“알았어. 말하자면 너는 그런 자식이란 말이지?”
나는 그에게 내 장난감을 모두 주겠다고 했어. 하지만 그는 듣지 않고 냉담하게 앉아, 여전히 나를 비웃는 눈으로 지켜보고만 있었으므로, 이번에는 내가 수집한 나비를 전부 주겠다고 했지.
“뭐,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좋아. 나는 네가 모은 것들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어. 게다가 오늘은 너의 나비 다루는 성의가 어떻다는 것을 알 만큼은 알았어.”
그 순간, 나는 녀석의 멱살을 움켜쥐고 늘어지고 싶었어. 이제는 아무런 도리가 없음을 알았다네.
나는 아주 나쁜 놈으로 결정이 나고 에밀은 천하에 정직한 사람이 되어, 정의를 방패로 삼아 냉정하고 모멸(업신여기고 얕잡아 봄)적인 태도로 내 앞에 버티고 있었어. 그는 욕설을 늘어놓지도 않았고, 다만 나를 바라보면서 경멸(깔보아 업신여김)할 따름이었지.
그때 나는 비로소, 한번 저지른 일은 어떻게 해도 바로잡을 도리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네. 나는 그 자리에서 물러나 힘없이 집으로 돌아왔어.
어머니가 어떻게 되었느냐고 묻지도 않으시고 나에게 키스만을 하고 내버려 두는 것이 고마웠지. 어머니는 나더러 그만 잠자리에 들라고 하셨어. 여느 날보다는 시간이 늦은 편이기는 했지.
그러나 나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가만히 식당으로 가서 갈색의 두껍고 커다란 종이상자를 찾아 가지고 와서 침대 위에 올려놓고, 어둠 속에서 뚜껑을 열었어. 그리고 그 속에 든 나비들을 끄집어내어 손끝으로 비벼서 못쓰게 가루를 만들었다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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