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 <소중한 날의 꿈> 줄거리와 명대사
<소중한 날의 꿈>은 지극히 평범하고 감수성 넘치는 한 여고생의 꿈과 사랑을 담백하게 그린 작품이다. 안재훈ㆍ한혜진 감독이 공동 연출했으며, 기획부터 개봉까지 11년이 걸렸다고 한다.
등장인물
• 이랑
특별히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자신을 '맹물'에 비유하며 자신의 꿈과 미래를 고민하는 평범한 여고생이다.
• 수민
서울에서 전학 와 이랑과 절친 사이가 된다. 얼굴이 예쁘고 늘 자신감 넘치며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 철수
한국 최초의 우주비행사를 꿈꾸며 열심히 도전하지만, 같은 학교에 다니는 이랑에게는 수줍어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다.
• 철수 삼촌
전파사를 운영하는 철수의 삼촌.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손재주가 뛰어나고 고민하는 이랑에게 결정적인 조언을 해주는 따뜻한 인물이다.
• 민정
이랑이 육상을 그만두는 계기가 된 육상부 친구. 매일 훈련에 성실하게 임하며 이랑의 마음을 헤아려 응원하고 지지해준다.
줄거리와 명대사
- 지는 것이 두려워
고등학생인 이랑은 달리기 하나만은 잘한다 싶어 육상부에 들어가 꿈을 키웠지만 계주에서 민정에게 추월당하자 자신이 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일부러 넘어져 버렸다. 그 후, 이랑은 육상부 선생님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달리기를 하지 않게 된다.
- 수민이와 절친이 되다
어느 날, 이랑의 반에 서울에서 전학생이 왔다. 얼굴이 예쁘고 도도한 전학생 수민은 남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이랑은 레코드 가게에서 우연히 수민을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빵집에서 대화를 나누며 가까워졌다.
절친이 된 두 사람은 특별활동도 같이 했는데 시낭송반 활동 후에 수민은 자신의 이야기를 이랑에게 들려주며 예술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항상 자신감 넘치고 꿈이 분명한 수민을 보며 이랑은 잘하는 것 하나 없는 자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 철수와의 만남
친구들에게 '찰스'라고 불리는 철수는 학교 복도에서 마주친 이랑을 보고 얼굴이 붉어진다. 얼마 후 철수가 학교에서 비행실험을 하다 추락해 다치는 소동이 일어나는데 이랑은 그 남학생이 철수라는 것을 알고 호기심을 갖게 된다.
그러던 중 고장 난 라디오 수리를 맡기러 전파사에 간 이랑은 그곳에서 삼촌 대신 수리를 하고 있는 철수를 만난다. 삼촌 가게에서 일손을 돕고 있는 철수는 '보이저 1호가 목성을 지나 순항 중'이라는 뉴스를 들으며 이랑에게 신이 나서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잠깐 사이에 라디오를 다 고쳐주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아니 최고의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의 꿈을 얘기할 때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꿈을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철수를 보며 이랑은 설렌다. 그리고 꿈과 재능이 넘치는 수민과 철수를 보면서 아랑은 특별히 자신 있는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 1등이 아니어도 괜찮아
이랑은 청각장애가 있는 철수 삼촌을 만나 타자기를 이용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세상 사람들은 최고와 일등만 기억하기 때문에 달에 착륙한 사람도 암스트롱밖에 모르잖아요.”
이에 삼촌은 "그렇다고 해서 거기 있던 사람들이 달에 발을 디뎠다는 사실이 변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한다. 이어서 이랑에게 퇴적암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한다.
“이 시루떡 같은 퇴적암은 수만 년에 한 층씩 쌓인 거야. 지금 너의 그런 모습들이 차곡차곡 쌓여 어른 이랑을 만드는 거야. 그 안에는 보물도 있고 버릴 것도 있겠지. 그걸 알게 되는 때가 너한테 올 거야. 알려고 애쓰지 않아도.”
- 공룡발자국을 보러 가다
이랑은 철수에게 우리나라에 공룡이 살았던 거 아냐고 물었고, 철수는 땅끝마을에서 공룡발자국을 봤다고 말했다.
며칠 후, 두 사람은 함께 그곳을 찾아가 공룡발자국을 보았다. 그리고 소나기를 피해 쉬다가 잠이 든 이랑은 꿈속에서 공룡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고, 공룡 무리와 떨어져 머뭇거리고 있는 한 마리 공룡에게 ‘어서 같이 달려가라’고 외쳤다. 이 외침을 들은 공룡은 무리 속으로 걸어갔다.
이랑은 공룡 꿈을 꾸고 나서 비록 화려하고 빛나지 않더라도 존재 그 자체로 의미 있음을 깨닫는다.
-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다
학교에서 열리는 추계 단축 마라톤 대회에 민정을 포함한 육상부원들을 비롯해 이랑과 수민, 같은 반 친구들도 참가를 했다. 이랑은 민정과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치는데, 결승선을 향한 마지막 순간까지도 포기하지 않고 달린다. 그리고 이랑의 내레이션으로 영화가 끝난다.
“난 달리기를 할 줄 알지만 세계에서 1등 정도는 아니다. 내가 할 줄 아는 것들은 다 그렇다. 그렇다고 근사한 어른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영화 해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모호하다. 인류의 달 착륙이 나오는걸 보면 1960년대이고, 극장에서 상영하는 <러브 스토리>나 드라마 <여로>, 김만수의 노래 <푸른 시절>, 보이저 1호, 학생들의 교복을 보면 1970년대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외에도 프로레슬러 김일, 타자기, 방구차, ‘1등만 기억한다'는 TV 광고 등 1960~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들로 채워진다.
이처럼 폭넓은 시대적 배경은 설정 오류가 아니라 좀 더 많은 세대가 공감한 수 있는 것을 묘사하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넣은 것이라고 한다.
중요한 건 배경이 되는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도성장의 시대를 살아가는 감수성이 예민한 10대들에겐 꿈이 많다. 그 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이 필수다.
1등을 강요받는 현실에서 아이들은 자신감을 상실하고, 내가 꿈꾸었던 삶이 무엇인지를 잃어버린다. <소중한 날의 꿈>은 순수했던 시절의 소중한 꿈과 성장에 관해 얘기한다.
* 영화해설 부분은 ‘씨네21’에서 발췌
[영화의 엔딩크레딧에서 철수 삼촌이 한 수화 내용]
너무 미래만을 위해
지금의 너를 재촉하지마.
언젠가 웃으며 좋게
‘이런 일을 만나게 됐군’ 하는 때가 올 거야.
울 것 같은 너를 기억해.
나중에 어른이 되어
무엇을 선택해야 할 순간,
미래에 대해 스스로 고민했던
어린 네가 중요한 이야기를 해줄 거야.
지금의 답답함이 어른이 되어
지친 너의 꿈을 일으켜 세울 거야.
많이 웃어.
너의 소중한 꿈들이 웃으며
너를 응원하는 게 좋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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