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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1월시 모음] 윤보영 ‘1월의 기도’ 외

by 늘해나 202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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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달, 1월시 모음

 

섬네일 이미지

 

 

1월의 기도

 

- 윤보영

 

 

사랑하게 하소서

담장과 도로 사이에 핀 들꽃이

비를 기다리는 간절함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새벽잠을 깬 꽃송이가

막 꽃잎을 터뜨리는 향기로

사랑하게 하소서

 

갓 세상에 나온 나비가

꽃밭을 발견한 설렘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바람이 메밀꽃 위로

노래 부르며 지나가는 여유로

서두르지 않는 사랑을 하게 하소서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

그게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늘 처음처럼, 내 사랑이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게 하소서

 

 

 

촛불이 켜진 포근한 실내 분위기

 

 

1월

 

- 목필균

 

 

새해가 밝았다

1월이 열렸다

 

아직 창밖에는 겨울인데

가슴에 봄빛이 들어선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연륜이 그어진다는 것이

주름살 늘어난다는 것이

세월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

모두 바람이다

 

그래도

1월은 희망이라는 것

허물 벗고 새로 태어나겠다는

다짐이 살아 있는 달

 

그렇게 살 수 있는

1월은 축복이다

 

 

 

눈이 쌓인 겨울 풍경

 

 

1월

 

-오규원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 일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 일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의 발성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 일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거라. 벌써 해가 떴단다."

 

아!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함성

 

 

 

푸른하늘과 호수가 보이는 겨울 풍경

 

 

1월의 해와 하늘

 

- 안재동

 

 

수십 억 년쯤,

어쩌면 그보다 더 긴 세월

날마다 변함없이 뜨고 지는 해.

 

해는 똑같은 해인데

12월에 떠오르는 해는

낡아 보이고

1월에 떠오르는 해는

새로워 보인다.

 

사랑과 미움

적과 동지

아름다움과 추함

빠름과 느림

배부름과 배고픔

편안함과 불편함

강인함과 나약함

 

본질은 같으나 느낌에 따라

달라 보이는 그 무엇들,

 

세상에 너무 많은

1월 어느 날의 청명한 하늘

12월 어느 날에 청명했던 바로 그

하늘이 아닌.

 

 

 

눈이 쌓인 풍경과 카페 모습

 

 

1월

 

- 박인걸

 

 

삼백 육십 오리의 출발선에서

이미 호각은 울렸다.

 

힘차게 달리는 사람과

천천히 걷는 사람과

이제 첫 걸음을 떼는 틈에서

나도 이미 뛰고 있다.

 

출발이 빠르다고

먼저 도착하는 것도 아니고

걸음이 더디다고

꼴찌를 하는 것도 아니다.

 

먼저 핀 꽃이

더 아름답기도 하다.

 

머나 먼 미로에

내비게이션 없이 가는 나그네

절망의 숲을 통과한 후

메마른 대지를 터벅거리다

그 지루한 날들을 견디며

컴컴한 밤길이 두려워도

밤하늘의 별빛을 따라

새 아침의 그날을 맞아야 한다.

 

마음은 이미 확정되었고

의지는 쇠보다 단단하다.

태양은 활짝 웃고

언 나무들도 기지개를 편다.

창공을 나는 새들과 함께

몸은 종이처럼 가볍다

 

 

 

 

[겨울시] 1월의 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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