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철 소설 <아홉살 인생> 줄거리
누구나 순간순간이
자기만의 인생이듯이
인생은 결코 혼자 걸어가야 할
외로운 길이 아님을,
나는 아홉 살 그 때 배웠다.
❒ 줄거리 - 여민이가 들려주는 산동네 사람들 이야기
1970년대 서울의 한 산동네를 배경으로 한 소설 <아홉 살 인생>에는 아홉 살 소년 '여민'이가 등장합니다.
여민이네 가족은 형편이 좋지 않았지만, 서로를 아껴주며 성실하게 살았어요. 여민이가 아홉 살이 되어 여름방학을 맞을 때쯤 여민이네 가족은 셋방살이를 벗어나 산동네 꼭대기에 집을 마련하고 이사를 했어요.
이사 기념으로 여민이네 엄마는 파전을 만들었습니다. 이웃들에게 파전을 전하는 일은 여민이 몫이었지요. 파전을 전하던 여민이는 이웃집에 사는 기종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기종이는 다짜고짜 여민이를 자기 부하로 삼으려 하고, 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한 여민이의 엄마를 '애꾸'라고 놀렸어요. 화를 참지 못한 여민이는 기종이를 흠씬 때려줍니다.
하지만 기종이가 누나와 단둘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뒤 기종이에게 진심으로 화해를 청하지요. 기종이는 기발한 거짓말과 엉뚱한 이야기를 자주 했지만 순수한 아이였습니다. 그렇게 여민이와 기종이는 단짝 친구가 되어가요.
어느덧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간 여민이는 우림이와 짝이 됩니다. 우림이는 단정한 차림과 예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친구가 거의 없었어요. 도도하고 새침한 성격 탓이었지요.
여민이에게도 쌀쌀하게 굴기 일쑤였습니다. 여민이가 반 친구의 괴롭힘을 막아주었는데도 우림이는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야만인들!"이라는 핀잔만 하였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여민이 마음에서 우림이가 떠나지 않고, 우림이도 툭하면 토라지고 샐쭉해지면서도 여민이 곁을 맴돌아요.
그러던 어느 날 여민이 아버지가 방에서 홀로 돌아가신 옆집 할머니를 발견하였어요. 돌아가신 할머니는 햇볕도 잘 들지 않는 동굴 같은 집에 가족 없이 홀로 살아 '토굴할매'로 불렸습니다.
주변과 왕래가 없었던 탓에 이웃들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을 까맣게 몰랐던 것이죠. 여민이네 아버지는 앞장서서 할머니의 장례를 치러줍니다.
장례를 마치고 온 아버지는 여민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을 하며 눈물을 흘려요. 그리고 여민이에게 죽음이나 이별이 슬픈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이 내 손길이 닿지 못하는 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기종이와의 우정, 우림이와의 애틋한 감정, 가난이라는 짐을 지고 사는 산동네 이웃들과 함께하며 아홉 살 여민이는 '사람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미우나 고우나 사람은 서로 부대끼며 위안과 힘을 얻는다는 걸 느낀 것이지요.
1970년대의 풍경과 여민이의 진솔한 감정이 담긴 소설 <아홉 살 인생>은 1991년 출간된 이후 영화로도 제작되며 많은 분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 자료출처 : 조선일보 [책으로 보는 세상]
❒ 책 속 밑줄 긋기
서양의 어떤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지나치게 행복했던 사람이 아니라면, 아홉 살은 세상을 느낄 만한 나이다.”
다행히 내 아홉 살은 지나치게 행복했던 편은 아니었고, 그리하여 나 또한 세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가난하다고 해서 모두 불쌍한 것은 아니야. 가난한 것은 그냥 가난한 거야. 가장 불쌍한 사람은 스스로를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
돌멩이는 장독 뚜껑을 눌러 놓는데 쓸모가 있고, 개똥은 나무 거름을 주는 데 쓸모가 있따. 세상에 쓸모없는 것이라곤 단 하나도 없다.
“죽음이나 이별이 슬픈 까닭은, 우리가 그 사람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해 줄 수 없기 때문이야. 잘해 주든 못해 주든, 한번 떠나 버린 사람한테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지……. 사랑하는 사람이 내 손길이 닿지 못하는 곳에 있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는 슬픈 거야…….”
"기쁨 때문에, 슬픔 때문에, 낭만 때문에, 고통 때문에, 욕망 때문에, 좌절 때문에, 사랑 때문에, 증오 때문에 ......
과거 때문에, 현재 때문에, 미래 때문에......
혼자만의 울타리를 쌓으려 드는 것은 더더욱 어리석은 짓이다. 못된 거인이 정원에 울타리를 쌓자 봄이 오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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