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4, 소비트렌드 키워드 10가지
2024년 이끌 소비트렌드 키워드 10가지
[01] 1분 1초를 아까워하며 ‘시간의 가성비’를 따지는 분초사회
[02] AI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화룡점정’의 역량은 인간에게만 있다는 호모 프롬프트
[03]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 모든 영역에서 하나도 빠짐없는 육각형 인간
[04] ‘최저가’가 아닌 ‘최적가’가 중요해졌다는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05] 게이머가 ‘파밍’을 하며 아이템을 모으듯, 사람들은 도파민 도는 콘텐츠를 좇는다는 도파밍
[05] 권위적 가장에서 평등한 동반자를,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6시 신데렐라’를 자처하는 요즘남편 없던아빠
[07]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쓰였지만 산업 전반으로 확산된 스핀오프 프로젝트
[08]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는 유명인의 선택을 따라 하는 디토 소비
[09] 이동하고 흐르는 유연한 도시 리퀴드폴리탄
[10] 돌봄이 바로 나의 문제인 동시에 우리 조직과 사회의 경제력이 됐다는 돌봄경제
2024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요약
01. 분초사회(Time-Efficient Society)
1분 1초가 아까운 세상이다. 시간이 돈만큼 혹은 돈보다 중요한 자원으로 변모하면서 ‘시간의 가성비’가 중요해졌다. 단지 바빠서가 아니다.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이행하면서 요즘 사람들은 볼 것, 할 것, 즐길 것이 너무 많아졌다. 초 단위로 움직이는 현대 플랫폼 경제에서 시간의 밀도가 높아지며, 우리는 가속의 시대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비싼 소유물을 과시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자기 경험을 SNS에 자랑하는 시대다. 여행지, 맛집 등 ‘핫플레이스’를 경험하고, 인증샷을 찍어 공유한다. 경험을 하려면 돈 만큼이나 시간이 중요한 자원이다. 넷플릭스도 2배속으로 보며 트렌드 파악에 드는 시간을 줄이는 사람들이 많아질 정도다.
자원을 아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경험을 하는 건 앞으로 당연한 경제 개념이 됐다. 이렇듯 시간에 대한 가성비, 즉, ’가치 있는 시간’을 추구하게 되면서 ‘무엇이 사람들을 더 오래 머물게 하는가’가 모든 분야에 있어 중요해질 것이다.
02.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us)
프롬프트는 AI에게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 위해 인간이 던지는 질문을 뜻한다. “AI는 프롬프트만큼 똑똑하다.” 인간이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AI가 내놓는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키워드가 ‘호모’, 즉 인간으로 시작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AI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화룡점정’의 역량은 사색과 해석력을 겸비한 인간만의 것이다.
다시 말해 호모 프롬프트는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넓은 시야에서 조망하며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인문학적 역량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03. 육각형 인간(Hexagonal Human)
SNS에서 통용되는 표현 중 ‘육각형’이 있다. 대상의 특징을 드러내는 6개 축의 그래프에서 각 기준 축이 모두 꽉 찬 상태, ‘완벽’을 의미하는 말이다. ‘육각형 아이돌’이라고 한다면 노래와 춤, 연기 같은 재능은 물론이고 외모, 인성, 집안까지 좋다는 식이다.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등 모든 것에서 하나도 빠짐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육각형 인간’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강박적인 완벽함의 반향으로 작용한다. 어차피 닿을 수 없는 목표라면, 포기를 즐기는 놀이이자 타인을 줄 세우기 위한 잣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육각형 인간 트렌드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흔들리는 사회를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면서 하나의 놀이다.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과거의 가치관이 흔들리면서 처음부터 완벽한 ‘육각형 인간’이 젊은 세대가 선망하는 인간형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04.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Variable Pricing)
무조건 ‘최저가’를 추구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최적가’의 시대. AI의 발달로 시간, 장소,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변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상품에 정해진 하나의 가격, 즉, 일물일가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무엇이든 ‘최적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피트니스에서 로커 사용, 샤워장 등 부대 시설을 선택 사양으로 설정하고 기본 가격을 낮춘다고 치자. 고객은 필요에 따라 선택 사양을 골라 자신에게 맞는 가격대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2024년엔 고객이 버라이어티하게 제시된 가격 중 ‘최적’을 고르는 ‘일물N가’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05. 도파밍(Dopamine Farming)
‘도파밍(도파민+파밍)’은 새로운 자극을 만나면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얻기 위해서 농작물을 수확하듯(파밍) 끊임없이 자극적인 재미를 추구한다는 의미이다.
도파민이 도는 일 뭐 없나? 재미는 늘 인간의 화두였지만 요즘만큼 재미를 좇는 일이 일상이 된 적은 없었다. 게이머가 ‘파밍(farming)’하며 아이템을 모으듯, 사람들은 재미를 모은다.
엉뚱하고 기발하고 지극히 무의미한 일들이 주목을 끌고 ‘역대급 도파민’이 매번 기록을 경신한다. 현재 모든 플랫폼에서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고 또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당분간 도파밍 트렌드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06. 요즘남편 없던아빠(Not Like Old Daddies, Millennial Hubbies)
결혼이 인생의 가장 큰 선택이 된 오늘날, 결혼 후 남자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전에 없이 달라 졌다. 가사 노동과 육아, 가족 관계의 균형점이 이동하고 있다.
권위적 가장에서 평등한 동반자로 역할이 바뀌어가는 요즘남편,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6시 신데렐라’를 자처하는 없던아빠들이 가정과 기업, 나아가 소비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07. 스핀오프 프로젝트(Spin-off Projects)
‘스핀오프 프로젝트’는 시장 참여자라면 누구에게든 적용되는 키워드이다. 영화가 본편에 이어 속편·외전으로 스핀오프(spin-off)하는 것처럼 브랜드도, 신사업을 도모하고 싶은 조직도, 경력개발을 원하는 개인들도 작지만 꾸준히 변화를 시도하는 ‘스핀오프 정신’이 필요하다.
비교적 저 예산과 유동적인 전략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도해보는 스핀오프는 기업 입장에서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고, 또 성공할 경우 예상 밖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개인들도 커리 개발을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변화의 시대, 스핀오프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08. 디토 소비(Ditto Consumption)
“나도”라는 의미의 ‘Ditto’가 소비 현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는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라 하는 디토 소비는 구매 의사결정에 따르는 복잡한 과정과 시간을 건너뛰어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FOBO, 즉 실패의 두려움을 줄이기 위한 손쉬운 방편, 디토 소비가 뜬다.
제품력이 상향 평준화된 시대, 이제는 상품의 가치를 발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구매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나 인플루언서의 영향력과 관계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들의 상품 해석에 사람들이 호응하고 구매 전환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구독자 1만 명 미만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는 관계성에 있어 밀도가 높아 디토 소비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고. 그들을 따라 ‘나도’ 사게 되는 소비, 디토 소비의 확산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올 것이다.
09. 리퀴드폴리탄(Liquidpolitan)
인구는 감소하고 광역 교통은 발달하는 현대사회에서 유목적 라이프스타일을 구가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지역은 이제 하나의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이동하고 흐르는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
정주인구보다 관계인구에 방점을 찍는 유연도시 리퀴드폴리탄이 주목받는다. 불균형 발전과 지역 소멸을 우려하는 이 시대에 리퀴드폴리탄은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것이다.
리퀴드폴리탄은 인구소멸 지역으로 꼽혔던 강원도 양양이 서핑의 성지가 됐듯, 지역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문화적 자본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다양한 사람들의 시너지가 흘러넘치는 도시의 유연한 변화를 의미한다.
10. 돌봄경제(Care-based Economy)
인간은 누구나 돌봄을 필요로 하는 존재다. 초개인화하는 나노사회, 1분 1초가 아쉬운 분초 사회에서, 돌봄의 시스템화가 중요해졌다.
돌봄은 이제 단지 연민이 아닌 경제의 문제다. 나 이와 건강 상태에 따른 사회적 약자들만이 그 대상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엄마도 엄마가 필요한 세상이다. 돌봄경제는 바로 나의 문제인 동시에, 우리 조직과 사회의 경쟁력이다.
장애가 없더라도 누구나 보살핌을 받을 수 있고 가족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돌볼 수 있는 시대, 단순히 복지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돌봄경제’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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