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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6월의 시] 이해인 ‘6월엔 내가’ 외

by 늘해나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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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시 모음

 

섬네일 이미지

 

 

6월엔 내가

 

- 이해인

 

 

숲 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6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 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울타리에 피어있는 넝쿨장미

 

 

유월에

 

- 나태주

 

 

말없이 바라

보아주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합니다

 

때때로 옆에 와

서 주시는 것만으로도 나는

따뜻합니다

 

산에 들에 하이얀 무찔레꽃

울타리에 넝쿨장미

어우러져 피어나는 유월에

 

그대 눈길에

스치는 것만으로도 나는

황홀합니다

 

그대 생각 가슴속에

안개 되어 피어오름만으로도

나는 이렇게 가득합니다.

 

 

초록색 나뭇잎 이미지

 

 

6월 편지

 

-윤보영

 

 

6월에는 편지를 적겠습니다

푸른 들판처럼 싱싱한

 

내 그리움을 몽땅 꺼내 놓고

초록 편지를 적겠습니다.

 

미소도 있을테고

안타까움도 있겠지만

마음 가는대로 적어지게

그냥 두어야겠습니다

 

편지를 다 적고나면

다시 읽지 않겠습니다.

적힌대로 보내겠습니다

 

편지를 적고 있는 지금

보고 싶어 눈물이 핑도는 이 순간도

편지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으니까요

 

6월에는 적힌 그대로 그대에게

보낼 초록 편지를 적겠습니다

 

답장 대신 그대 미소를 생각하며

바람편에 그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보랏빛 꽃잎의 수국 이미지

 

 

6월의 향기

 

- 김해정

 

 

6월에는

길에 늘어진 신록의 푸르름에

희망의 눈을 뜨게 해주세요

 

바람이 불고 간 자리

노랗게 물든 보리피리는

향기의 노래를 느슨하게 부르고

 

낮은 담 위로 햇살이 다가와

옹기종기 모여있는 방아는

보랏빛 꽃잎 길고 둥글게 틔우며

마음을 더욱더 향기롭게 만듭니다

 

피아노 소리가 심장을 두드리는

유월의 설렘, 추억의 흰 건반 위로

붉은 장미의 웃음이 곱게 들리면

생의 선율 따라 여름은 시작됩니다

 

그래요. 삶은 그렇게

더불어 살아가는 거예요

복잡하게, 정확하게, 독단적 보다

단순하게 가볍게 내려놓고 비워가며

6월은 사람의 향기가 촉촉이 내리는

여름날의 첫 시작이었으면 좋겠어요.

 

 

작은 교회가 있는 풍경

 

 

6월의 노래

 

-김 사랑

 

유월에는

진정 이 땅위에 평화를 주십시오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축복된 행복만 주십시오

방황의 길에서

더 이상 떠돌지 않도록 하시고

진정 참다운 진실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하십시오

삶의 갈림길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망설여질 때

거침없는 바람으로

가고자 하는 길을 가게 하십시오

기쁨과 슬픔의 교차점에서

안개에 가려 길이 보이지 않아도

서두르지 않고 여유롭게

유월과 더불어 흐르게 하십시오

 

 

작은 초롱꽃이 종처럼 달려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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