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이 추천하는 5월의 도서 5
《식물학 수업》
《모든 장소의 기억》
《사소한 구별법》
《이것으로 충분한 생활》
《나 혼자》
◇ 우공책방 추천도서 《식물학 수업》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잡초의 전략’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지구상에서 가장 진화한 식물, 잡초’ 이야기입니다. 잡초가 변화무쌍한 환경을 이겨내고 어떻게 살아남는지 그들의 생존 전략을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초록이 눈부시게 화려한 5월, 요즘은 눈 가는 곳은 모두 푸릇하고 시원합니다. 식물이 더 없이 자라기 좋은 시기입니다. 우리가 흔히 잡초라고 일컫는 식물은 한자리에서 평화롭게 사는 것 같아도 각자 살아남기 위해 이 순간도 최선을 다합니다.
비가 너무 와도 비가 너무 오지 않아도 풀은 살기 힘듭니다. 빛과 물, 좋은 흙을 차지하기 위해 늘 치열한 경쟁을 하죠. 그들은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목표를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라는 조건에 따라 크기, 색깔, 씨앗의 개수와 발아 시기, 수분 방법까지 조절합니다. 그래야만 살기 힘든 세상에서 살아남습니다. 그러고 보면 잡초의 생존 전략은 인간 생활과 참 비슷합니다.
잡초는 밟히고 밟혀도 다시 일어선다.
잡초에 대해 이런 인상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유감스럽게도 이것은 오해다.
한두 번 정도 밟혔다면 일어날지 모른다.
그러나 여러 차례 밟히면 잡초도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
오히려 잡초는 ‘밟혀도 일어서지 않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힘들어도 잡초처럼 이 악물고 열심히 해왔는데 뜬금없는 이 말에 실망할지 모른다.
하지만 과연 실망할 일일까?
식물학자의 시각에서 보면 ‘일어서지 않는 잡초의 전략’이야말로 위대한 측면이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잡초가 다시 일어서야 할 이유가 없다.
식물에게 중요한 것은 꽃을 피워 씨앗을 남기는 일이다.
밟혀도 다시 일어난 데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p.101)
◇ 책방시점 추천도서 《모든 장소의 기억》
오래전 일인데도 여전히 선명하게 기억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어떤 기억이 오래 남거나 반대로 쉽게 휘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날씨, 감정, 관계, 냄새 등 어떤 기억을 강하게 붙잡아두는 '접착제'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요.
제가 소개할 책의 저자는 그 접착제를 '장소'라고 봅니다. '어떤 장소 없인 기억이 선명하게 출력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 전 비가 내리던 날 갑자기 첫 직장 동기들과 함께 자주 찾았던 포장마차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그곳에서 무엇을 먹었고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가물가물하지만 높은 옹벽을 벽면 삼았던 허름한 포장마차의 공간만큼은 선명했지요.
오늘 나는 또 어떤 공간과 장소를 배회하며
누군가를 만나고, 떠들고, 쉬고, 놀고, 먹고,
사고, 통화하고, 쓰고, 일하고, 생각할 것인가?
별다른 의식 없이 습관처럼 지나온
매일매일의 다채로운 장소가 나의 일상을 꿰어간다.
이 사소한 공간들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며,
그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느끼고 경험하는지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우리 생활의 절반은
그냥 지나가고 사라질 것이다.
언 차창의 서리처럼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소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일상이 차곡차곡 쌓여 인생이 되기에.(8~9쪽)
◇ 딸기책방 추천도서 《사소한 구별법》
아무래도 집에만 있기는 좀 억울한 계절입니다.
호젓한 숲으로 향하는 발걸음 정도는 좋지 않을까요?
큰 마음 먹고 떠나는 자연과의 만남, 예습을 좀 한다면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사소한 구별법》 은 볼 때마다 긴가민가하던 자연 속의 여러 이름을 명확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진달래와 철쭉, 생각나무와 산수유, 소나무와 잣나무, 두루미와 황새… 등등 비슷한 것들의 결정적 차이를 보여 주며 같거나 다른 점을 찾아보고 알아가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34종의 동식물들의 작은 차이를 발견하며 그 아이들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해 주세요.
◇ 나비날다책방 추천도서 《이것으로 충분한 생활》
책을 읽기 전에 직물작가 하야카와 유미, 씨앗 할머니의 홈페이지를 먼저 둘러보았습니다.
한 땀 한 땀 조각천을 덧대서 만든 알록달록한 옷들과 주머니, 가방, 공책 등 작품들을 볼 수 있었으며, 산꼭대기 다랑이 마을에서 작은 과수원과 밭을 일구며 사는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단박에 씨앗 할머니의 작은 살림에 반했습니다.
책 또한, 일상은 단출하면서도 삶을 지탱해주는 단단한 생각으로 텃밭, 식물, 부엌, 바느질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씨앗 하나를 심어도 다음 세대를 잇는 토종 씨앗을 심으며, 차근차근 된장, 누룩, 효소 주스, 절임류 등 1년 이상을 내다보며 준비하는 음식들을 통해 기다림과 자연의 순환을 들려줍니다. 컴퓨터가 아닌 잎을 만졌을 때 손에 느껴지는 즐거움, 과일을 따기 위해 나무에 오르는 야생의 감각 등 자연 속에서 느낀 기쁨을 우리에게도 나눠줍니다.
“지금 삶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아주 조금입니다.”
우린 너무 많은 것을 가진 것 같습니다. 즐겁고 건강하게 삶을 지탱하기 위해서 각자의 삶에서 무엇을 덜어내야 할까요? ‘조금’과 ‘단출하기’를 강조하는 씨앗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봅니다.
바느질을 하는 건
기도하는 일과도 닮았습니다.
엄청난 집중력으로
한 땀 한 땀 바느질에 몰두하다 보면
오로지 나 자신만 생각했던
이기적인 마음까지
완전히 사라져 버립니다.
신기할 정도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163쪽)
◇ 책방산책 추천도서 《나 혼자》
엄마가 지역 풋볼 스타이자 아빠의 가장 친한 친구인 올리 잭슨과 집을 나가 버리고, 열세 살 러셀 프루잇에게는 안절부절못하는 아빠 마이크 외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혼의 충격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아빠는 쓸 만한 직업을 얻어 보고자 러셀을 데리고 오하이오주 영스타운의 집을 떠나 햇볕 쨍쨍한 남부 캘리포니아를 향해 서쪽으로 떠납니다.
새로운 곳에 받아들여지기를, 구타당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감수성 예민한 러셀은, 자신보다 더 거친 소년 무리의 구슬림과 허세에 굴복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아빠마저 사라져 버립니다.
황량한 시골 마을에 가족도 없이 버려진 러셀은 비밀 통나무집과 네온 조명의 화려한 포스터 식당으로의 방문을 통해 어른이 되어 갑니다. 통나무집 친구들인 쉽게 욱하는 커트와 마음 착한 윌리 외에도 러셀은 먼지 날리는 시골에서 여러 인물과 만나게 됩니다.
《나 혼자》는 사춘기에 상실을 겪은 한 소년의 지독하게 현실적인 성장통 이야기입니다.
- 출처 : 인천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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