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하는 책으로 독서의 단맛을 느껴 보세요!
곰곰이 살펴보면 모든 행동에는 원인이 있고, 더 깊숙한 곳에는 어떤 계기가 자리하기 마련이다.
디저트로 입맛을 돋우려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맛본 마카롱과의 만남이 계기가 되어 마카롱 애호가가 되고, 주변의 권유로 접한 전동 킥보드의 경험이 킥보드 마니아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책도 다르지 않다. 누군가는 추천받은 책에서 느낀 독서의 단맛을 계기로 열혈 독서가로 거듭난다. 책의 집결지라 할 수 있는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의 4월 추천도서를 소개한다.
■ 노라와 모라
사서의 추천 글
노라와 모라는 두 주인공의 이름이다.
엄마와 함께 살던 노라, 아빠와 함께 살던 모라는 재혼가정에서 이복 자매로 7년을 함께 지내다, 부모의 이혼으로 헤어져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 만나지 못한 채 살았다. 감정적으로 따뜻하지 못했던 엄마와 함께 산 노라, 친척 할아버지에게 맡겨져 기본적인 욕구 충족도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보낸 모라. 외로운 삶을 살던 두 사람은 모라 아빠의 죽음으로 다시 만난다.
이 소설은 노라와 모라의 시점에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각자의 경험과 성향대로, 완벽히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두 사람의 이야기는 상실감과 공허함, 외로움, 자포자기의 심정이 메마르게 표현되어 독자들로 하여금 안타까운 감정과 함께 위로를 받는 느낌을 갖게 한다. 한때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했지만,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을 혼자 살아내야 했던 노라와 모라, 그들이 어른으로 성장하여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흡입력 있고 섬세한 필체로 그린 흥미로운 소설이다.
저자 김선재는 1971년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나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6년 <실천문학>에 소설을, 2007년 <현대문학>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소설집 『그녀가 보인다』 『누가 뭐래도 하마』, 장편소설 『내 이름은 술래』 등을 펴냈다.
책 속 한 문장
“있거나 없는 것, 그건 우리들의 잘못이 아니니까”(197쪽)
“내가 나무였다면 나무를 키웠을 거고, 새였다면 나무 꼭대기의 집에서 새처럼 사랑을 하고 나무처럼 몸을 비비는 법을 배웠겠지. 혹은 사람이었다면 사랑을 나눌 거고, 사람을 낳을 거고, 그러다 끝내는… 혼자서 하나가 되는 법을 배워가겠지. 그걸 누군가는 읽고, 지우고 다시 쓰겠지. 완전히 지워질 때까지. 완전히 죽을 때까지.”(202쪽)
■ 습관의 디테일
사서의 추천 글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 결심들(운동, 공부, 관계 개선)은 항상 마음속에 있고, 종종 실천해보기도 하지만 길게 가지 못하고 우리에게 좌절감만 안겨주곤 한다. 하지만 미국 최고의 습관 설계 전문가 B,J ,포그는 그의 저서 『습관의 디테일』을 통해 변화에 실패하는 원인은 ‘내’가 아니라 ‘접근 방식’에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일상을 쪼개고 분석한 후, 작은 습관들의 자리를 마련한다면 대단한 동기(동기는 뇌에 의해 곧잘 합리화되고 시시각각 변화하기에 믿을 수 없음)와 의지가 없어도 인생의 변화가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앵커 설정 + 작은 행동 + 축하”로 구성된 습관 레시피를 통한 작은 변화는 모든 것을 바꾼다. 이는 인간 행동의 구성 요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이를 조절한 습관 형성기법으로 나 =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게 도와준다.
내 삶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습관을, 변화의 동심원이 될 습관을 찾길 원한다면 스탠퍼드대학교 행동설계연구소장이 개발한 새로운 코칭법을 함께 배워보자.
저자 B. J. 포그는 미국 최고의 습관 설계 전문가이자 행동과학자이다. 2018년 〈포춘〉에서 ‘당신이 기억해야 할 10명의 새로운 구루’로 선정됐다. 행동과학과 자신의 경험을 결합해 이론으로 정립하고 TINY HABIT ACADEMY를 설립하여 전 세계 사람들에게 습관 설계를 가르치고 있다.
책 속 한 문장
“사소한 행동은 멋있게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실행하기 쉽고 지속 가능하다. 실제로 사람들이 이루고 싶은 삶의 변화는... 작고 은밀한 행동을 통해 얻어진다.”(106쪽)
■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사서의 추천 글
매 순간 선택을 강요하는 집단과 진영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저자는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어떤 삶이 올바른 삶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안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 독일 철학을 연구해 온 저자는 중용 이론을 바탕으로 한 고대 그리스 철학과 감정에 동요하지 않는 평정심을 강조하는 스토아 철학으로부터 이 물음에 대한 답을 구한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균형을 ‘지나침과 모자람의 중간’이라고 정의했다. 책에서는 이 ‘중간’을 선택하고 추구하기 위해서 자신만의 삶의 목적을 반드시 가져야 하며, 이 목적을 나침반 삼아야만 매 순간 부딪치는 문제들로부터 방향을 잃지 않고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철학으로 삶을 성찰하고 삶으로 철학을 살았던 고대 그리스 철학을 통해 각자의 삶을 돌아보고 웃으며 삶을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자 이진우는 니체를 비롯한 독일 철학 연구에 평생 헌신하며 철학을 ‘살아낸’ 우리 시대의 대표 철학자이다. 철학의 기원부터 현대 과학철학에 이르기까지 60여 권에 이르는 저술 및 번역을 통해 우리 사회의 사상적 토대에 기여했다. 주요 저서로 『니체의 인생 강의』 『의심의 철학』 『지상으로 내려온 철학』 등이 있다.
책 속 한 문장
“우리는 삶을 시장에서 상품을 고르듯이 선택할 수가 없다. 삶의 예술은 ‘이것인가 아니면 저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분별 있는 행복한 삶을 위해 결정해야 하는 것은 ‘지나친가 아니면 모자란가?’ 같은 정도의 문제다.”(47쪽)
■ 누가 내 이름을 이렇게 지었어?
사서의 추천 글
문어의 뇌가 9개이며 오른손잡이, 왼손잡이가 있다는 사실, 동물과 식물이 공동의 이익을 위해 동맹을 맺고 24시간 무장 경호원을 세운다는 사실, 송충이가 자연에서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심지어 파리조차도 생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내고 있는지 등등. 우리는 자연 속에서 공존하고 있는 식물이나 동물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는가?
바다거북 보호 활동가로 널리 알려진 멕시코의 생물학자 오스카르 아란다는 자연에 대한 특별하고 수준 높은 지식보다는 우리 주변의 존재들에 대해 편견보다 관용과 공감의 태도로 생명 자체에 대해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자연을 해석하고 모든 자연과 공존할 올바른 방법을 찾고자 한다.
미미한 좀벌레 부터 태평양 바다와 멕시코 정글, 스페인의 숲 등을 모험하며 마주쳤던 야생동식물에 관한 생생한 일화를 담아내 스페인 언론으로부터 “살아 있는 존재들의 가장 사랑스러운 얼굴을 보여준다”라는 찬사를 받기도 한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유쾌하고 기분 좋은 야생 체험을 경험하게 해줄 것이다.
저자 오스카르 아란다는 멕시코의 생물학자이며 과달라하라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밀렵꾼의 불법거래로 멸종 위기에 처한 바다거북을 보호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활동했으며 이러한 활동은 CNN에서 르포로 제작되었고, 한국에서도 MBC를 통해 알려졌다. 지금은 정원사로도 일하면서 블로그를 운영하며 멕시코 잡지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책 속 한 문장
“가장 아름다운 나비들은 때때로 가장 끔찍한 모양을 하고 이상하게 움직이는 애벌레에서 시작된다.”(100쪽)
■ 실험실의 진화 : 연금술에서 시민과학까지
사서의 추천 글
우리가 배우는 과학지식은 어디서 만들어졌을까?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 휴대폰, 백신, 인공장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우리가 접하는 과학지식과 그 응용기술은 모두 연구의 산물이며 과학기술 연구의 8할은 실험이고, 대부분의 실험은 실험실에서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실험실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잘 모른다. 문외한에게는 폭탄 머리 과학자가 투명한 기구에 담긴 괴상한 액체를 관찰하며 밤새우는 신비한 공간으로 여겨질 뿐이다.
이 책은 실험실의 기원과 역사, 실험실에 존재하는 인간과 비인간 그리고 연구윤리의 문제, 공간으로서의 실험실의 특성 등 다양한 측면의 이야기를 생기 넘치는 삽화와 함께 담고 있어 실험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도록 안내한다. 저자가 들려주는 실험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고 있는 과학의 존재가 선명하게 느껴질 것이다.
저자 홍성욱은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교수를 거쳐 2003년부터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과 생명과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책 속 한 문장
“자연에서는 한 번 하기도 힘든 연구를 실험실에서는 백 번을 반복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실험은 근대과학의 강력한 방법론이 되었다. 실험이 수행되던 공간은, 그곳이 갈릴레오의 다락방이건 뉴턴의 서재이건, 모두 실험실이다.”(55쪽)
- 출처 :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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