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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레시피/지식교양

<나는 왜 나를 가짜라고 생각할까> 나도 가면증후군?

by 늘해나 202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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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증후군'에 대해 아시나요?

'가면증후군'의 실체,  자가진단 테스트 및 대처요령을 담은 책 

 

『 나는 왜 나를 가짜라고 생각할까 』  산디 만 지음, 반니 펴냄

 

우리 중 약 70%가 가면증후군을 평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한다.
-  영국 심리학자 산디 만  

 

2017년 총리에 취임한 뒤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뉴질랜드의 여성 총리 저신다 아던은 지난해 말 ‘가면증후군(Imposter syndrome)’을 앓고 있는 사실을 털어놨다.

 

가면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말한 뉴질랜드의 총리 저신다 아던  ⓒ 연합뉴스

 

 

▣ 가면증후군이란 무엇일까

 

흔히 ‘사기꾼증후군’으로 불리는 가면증후군은 자신은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뛰어나지 않으며 실력이 아니라 운이 좋아 성공했고, 따라서 자신이 주변을 속이며 산다고 믿는 불안심리를 말한다.

 

지난해 세계 최고 수준의 코로나19 리더십을 발휘해 <네이처>가 선정한 ‘2020년의 인물 10명’에 선정됐던 그의 뜻밖의 고백에 세계는 놀랐다. 아던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 중 일부는 그런 자의식과 자신감의 결여가 있고, 이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면증후군은 1978년 임상심리학자 폴린 R. 클랜스와 수잰 A. 임스가 논문 「성공한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가면 증후군: 그 정신역학과 치료법」에서 처음 사용한 뒤 널리 통용되고 있다.

 

 

가면증후군은 주로 어떤 사람에게 나타나는가

 

가면증후군을 겪는 이들은 의외로 많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 중 70% 이상이 이 증후군을 경험한다고 한다.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나는 왜 나를 가짜라고 생각할까』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면증후군의 실체를 탐구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저자인 영국 심리학자 산디 만에 따르면 가면증후군은 경쟁과 압박감을 많이 느끼는 사회집단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경쟁이 일상화돼 있는 학생과 학자, 창작자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압박이 크거나 큰 기대를 짊어진 사람들이 증후군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으로는 이른 나이에 성공한 사람, 가족 중 최초의 전문직 혹은 대학(원)생, 소수집단(여성, 장애인, 성 소수자, 특정 종교인 등), 프리랜서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자기 견해를 밖으로 잘 드러내지 않으면서 이를 감추기 위해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이고, 자기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멘토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

 

다만 멘토의 인정을 받아도 그 역시 상대를 속인 결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유를 경험하진 못한다. 자신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자존감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고통 속에 머문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과거 가면증후군은 주로 여성에게 발병하는 것으로 인식됐다. 저자는 여성이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유능함을 스스로 부정하는 ‘자기고정관념’을 내재화하면서, 그 믿음을 현실화하는 ‘자기충족예언’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실제로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엠마 왓슨은 “사람들이 내가 껍데기뿐이란 걸 알아차릴 것 같다”며 불안을 토로했고, 페이스북 최고운영자 셰릴 샌드버그 역시 “내가 사기꾼처럼 느껴지는 날들이 있다. 내 자리가 내가 있을 곳이 맞는지 확신이 없다”고 피력한 바 있다.

 

반니 출판사 카드리뷰 중에서

 

하지만 이런 추세는 최근 변화를 보인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아빠, 인기가 없어서 고민인 청소년 등 가면증후군 대상이 점점 넓어지는 상황이다. 남성의 경우 오히려 여성보다 심각한 경우가 많다. 여성 질환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은 수치심에 더 큰 심적 고통을 받는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일상화된 탓에 ‘증후군’ 차원을 넘어 ‘경험’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가면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저자가 우선 강조하는 부분은 ‘자기 직시’이다. 무엇보다 불합리한 ‘거부’와 건설적인 ‘비판’을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저자는 그 일환으로 '팩트체크 연습'을 권한다. 예컨대 승진했다면 이렇게 팩트체크를 해본다.

 

‘사실’(승진했다)과 ‘가면 뒤의 생각’(자격 미달인 나를 임명한 건 실수다)과 ‘사실의 이유’(나는 노련한 매니저다) 등 세 가지로 분류한 뒤 각각에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을 백분율(%)로 기재해 본다.

 

저자는 “가면 뒤의 생각에 따른 설명이 사실이라면 대안적 설명이 사실일 가능성은 훨씬 높다. 이 연습은 가면 뒤 감정에 휘둘리는 편향된 생각 회로에서 벗어나는 데 유용하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자신의 강점 10가지, 인생 최대 업적 5가지, 지금껏 이룬 성과 20가지 등의 긍정리스트를 적어볼 것도 권면한다.

 

또 자신의 사기꾼 성향을 믿을 만한 주변인에게 고백해 죄책감과 수치심을 덜어내는 게 좋다. 동시에 실수하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버리고 오히려 실수를 늘리라고 말한다. 저자는 “실수는 우리에게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우리가 결함 있는 존재로서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고 설명한다.

 

- 출처 :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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