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유안진 시인1 [인생시] 상처가 더 꽃이다 by 유안진 상처가 더 꽃이다 - 유안진 어린 매화나무는 꽃 피느라 한창이고 사백 년 고목은 꽃 지느라 한창인데 구경꾼들 고목에 더 몰려섰다. 둥치도 가지도 꺾이고 구부러지고 휘어졌다. 갈라지고 뒤틀리고 터지고 또 튀어나왔다. 진물은 얼마나 오래 고여 흐르다가 말라붙었는지 주먹만큼 굵다란 혹이며 패인 구멍들이 험상궂다. 거무죽죽한 혹도 구멍도 모양 굵기 깊이 빛깔이 다 다르다. 새 진물이 번지는가 개미들 바삐 오르내려도 의연하고 의젓하다. 사군자 중 으뜸답다 꽃구경이 아니라 상처 구경이다. 상처 깊은 이들에게는 훈장으로 보이는가 상처 도지는 이들에게는 부적으로 보이는가 백 년 못 된 사람이 매화 사백 년의 상처를 헤아리랴마는 감탄하고 쓸어 보고 어루만지기도 한다. 만졌던 손에서 향기까지 맡아 본다 진동하겠지 상처의 .. 2021. 7. 24.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