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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된 책 <요절> 다시 살린 BTS의 선한 영향력

by 늘해나 2021.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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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덕에 절판된 책도 18년만 재출간 결정!

출판계까지 미친 BTS의 선한 영향력

 

BTS ‘ 인더숲 ’  방송화면 캡처

 

“RM 덕에 책이 새 생명을 얻은 셈이죠. 책 자체가 쉽지도 않고, 절판된 지 10년도 넘었는데 RM은 대체 책을 어떻게 구했는지도 궁금해요.”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이 읽은 책으로 입소문을 타며 18년만에 재출간에 들어간 책 <요절>을 펴낸 효형출판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효형출판사는 2002년 출간한 책 <요절>의 3쇄 3000부를 찍었다. BTS의 팬들로부터 책을 재출간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면서다. 2쇄를 찍은 2003년 이후 18년만이다. 책은 지난 11일 예약판매 즉시 1100부가 팔렸다.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주요 서점가 예술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도 오르기도 했다.

 

 

18년만의 재출간까지 출판계에 불어닥친 BTS의 영향력 

 

출판계에 미치는 BTS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하다. 책을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리는 것을 넘어 이제는 10여 년 전에 절판된 책까지 다시 살리고 있다. 이들이 오랫동안 다양한 분야에 걸친 책들을 발굴해 추천한다는 점에서 출판 다양성에 기여한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이뿐만 아니라 팬들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책을 읽게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아이돌 팬 문화가 보다 성숙해지고, 문화 저변도 넓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 요절 >  조용훈 지음 ,  효형출판 펴냄

 

 

하루만에 이뤄진 <요절> 재출간 과정은 어떻게?

 

<요절>은 BTS가 읽거나 추천한 책을 아카이빙하는 트위터 계정 ‘방탄책방’에 올라오면서 화제가 됐다.

 

한 팬은 트위터 계정에 지난해 RM이 한 브이로그에 출연해 자장면을 먹는 장면을 캡처해서 올렸다. 자장면 그릇 옆에는 RM이 읽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요절>이 올려져 있었다. 팬들은 즉시 책을 찾으려 했지만 이미 오래전 절판돼 구할 수가 없었다. 팬들의 재출간 요청에 출판사 측은 빠르게 검토에 들어갔다.

 

하지만 18년 전에 출간했던 책을 출간하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저자와 연락을 안한 지 이미 10년이 넘었고, 당시 책을 제작했던 편집자, 디자이너 등 실무자들은 모두 회사를 떠난 상태였다.

 

게다가 예전과 인쇄방식도 달라서 출판사가 가지고 있는 원본 자료로 인쇄를 할 수 있는지도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메일로 연락이 닿은 저자는 흔쾌히 재출간에 동의를 했고, 책을 찍었던 인쇄소에서 예전 방식으로 책을 찍을 수 있다는 답을 받으면서 하루만에 출간 결정을 할 수 있었다.

 

<요절>처럼 오래 전 절판된 책을 재출간 하는 건 출판계에서 극히 이례적이다. 자칫 출간을 했다가 제작비도 못 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요절>은 애초에 대중성을 노린 책이 아니었다. 인문예술서를 주로 내는 출판사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을 소개하고자 기획했던 책이다.

 

<요절>에 소개된 12명의 화가 중에는 이중섭, 나혜석 등 유명한 화가도 있지만 일반인은 거의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또 책에 한자가 많고, 18년 전 책인 만큼 문체도 최근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

 

예스24 관계자는 “RM이 지속적으로 해당 분야에 관심을 보이며 실제로 전시회를 간다든가 관련 기부를 하는 등의 연속성 있는 행보를 한 게 팬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관련 도서 추천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BTS가 추천하거나 읽은 책을 아카이빙하는 트위터 계정 ‘방탄책방’(사진 = 트위터 캡처)

 

 

BTS 세계관 이해하기 위해 책 읽는 팬들

 

서점가에서 BTS가 추천하거나 읽었다고 입소문 난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은 이미 수년간 지속된 일이다. 과거에도 연예인들의 추천 도서가 화제가 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대부분 단발성에 그쳤다.

 

반면 BTS의 영향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출판계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지난 22일 기준 수년간 ‘방탄책방’에 업로드 된 BTS 관련 책들만 모두 222권이다.

 

이처럼 BTS 팬들이 꾸준히 관련 도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책을 통해서 BTS의 음악이나 가사, 뮤직비디오 등 이들의 세계관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다.

 

지난 2016년 정규 2집 ‘윙스(WINGS)’가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 2017년 ‘유 네버 워크 얼론(YOU NEVER WALK ALONE)’ 앨범에 담긴 ‘봄날’의 뮤직비디오가 세계적 SF 거장 어슐러 르 귄의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며>를 모티브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 책들이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2018년에는 정규 3집 ‘러브 유셀프 전(轉)-Tear’가 책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를 차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출간 2년 만에 3만부 넘게 팔렸다.

 

BTS 관련 도서가 일부 분야에 치중하지 않고 소설, 에세이, 시, 철학, 고전, 예술서 등 다방면에 걸쳤다는 점에서 출판 다양성에 기여한다는 평가도 있다.

 

관련서 목록을 보면 소설분야로 손원평의 <아몬드>, 시집에는 나태주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 고전 소설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철학서로 프로이트의 <프로이트 정신분석학 입문>, <꿈의 해석> 등이 있다.

 

- 출처 :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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