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다 바람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독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들을 떨어뜨리듯
덧없는 바람 불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일 뿐인 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리
결국 잡히지 않는 게 삶인 걸
애써 무얼 집착하리
다 바람인거야
그러나 바람 그 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 가는 게 좋아
- 묵연 스님 시화집 <다 바람같은 거야> 중에서
728x90
반응형
'마음챙김의 글 > 시 한편의 여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노해 시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0) | 2021.08.30 |
---|---|
나태주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0) | 2021.08.20 |
[인생시] 풍경을 빌리다, 공광규 시인 (0) | 2021.08.17 |
유지나 시인의 힘을 주는 시모음 02 (0) | 2021.08.12 |
유지나 시인의 힘을 주는 시모음 01 (0) | 2021.08.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