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 일화 모음
재치있는 묘비명으로 유명한 버나드 쇼
우리나라에서 조지 버나드 쇼는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재치있는 묘비명으로 가장 유명한 듯 보이지만 서구 유럽에서는 불세출의 지성으로 여겨진다.
그는 노벨문학상과 아카데미 각본상을 둘 다 거머쥔 최고의 극작가이자 G.B.S.라는 서명으로 수많은 예술인들의 이를 갈게 한 악명 높은 비평가였으며, 엄청난 청중을 몰고 다니는 스타 연설가이자 논객이었다.
또 협상에 탁월한 행정가이자 인습 타파에 앞장선 사회개혁가였고, 영국식 사회주의를 고안해낸 사상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톡 쏘는 독설가로 유명하다.
<일화 1>
어느 날 뚱뚱한 친구가 깡마른 체구인 버나드 쇼에게 농담을 했다.
“사람들이 자네를 보면 영국이 대기근에 시달리는 줄 알 거야.”
그가 대꾸했다.
“자네를 보면 그 기근이 누구 탓인지도 알게 될 걸세.”
<일화 2>
미국의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영국을 방문해 버나드 쇼에게 물었다.
“미국이 장차 세계를 주름잡을 수 있을까요?”
그런데 그는 케네디의 미국식 영어 발음이 귀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그는 또박또박 이렇게 답변을 했다.
“그럼요. 미국인들이 영어를 제대로만 한다면요.”
<일화 3>
어느 날 버나드 쇼가 밤새 집필 작업을 마치고 새벽녘에 잠이 들었다.
그의 부인이 들어와 원고를 읽고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 글은 쓰레기에요!”
잠에서 깬 버나드 쇼는 능청스럽게 답했다.
“맞아. 하지만 일곱 번 교정한 후에는 완전히 달라져 있을 거라고.”
<일화 4>
어느 예쁜 무용가가 버나드 쇼에게 사랑 고백을 했다.
“선생님의 두뇌와 나의 외모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면 멋지겠죠?”
그가 바로 되받았다.
“반대로 내 외모와 당신의 두뇌를 가진 아이라면 끔찍하겠지요.”
<일화 5>
버나드 쇼는 사람들의 편견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로뎅을 싫어하는 평론가들을 초청하여 한 작품을 내놓으며 말했다.
"이것은 최근에 내가 입수한 로뎅의 작품인데 어떤지 좀 봐주시오."
감상평을 묻자 평론가들은 이러니저러니 하며 거침없이 혹평을 했다.
그들의 말을 다 듣고, 버나드 쇼는 아차 실수했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허! 내가 작품을 잘못 내놓았군.
이것은 로댕의 것이 아니라 르네상스 시절의 미켈란젤로의 것이오.
그렇지만 여러분이 보시기에는 역시 보잘 것 없는 것인가 보죠?"
무안해진 평론가들은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을 쳤다.
<일화 6>
처칠이 제1차 세계대전 중 정치적으로 곤경에 빠져 있을 때의 일이다.
버나드 쇼는 그의 작품의 초대권 두 장을 보내며 함께 동봉한 편지에 이렇게 썼다.
“한장은 당신 것이고, 또 다른 한 장은 만약에 당신에게 친구가 남아 있다면 그의 것입니다.”
그러자 처칠은 정중히 거절하여 돌려보내며 답했다.
“당신 작품의 초연에는 참석할 수가 없으니,
2회 공연이 있다면 그때 다시 초대권을 보내주십시오.“
<일화 7>
어느 날 헌책방에 간 버나드 쇼는 그곳에서 자신의 책을 발견했다.
참담한 기분으로 책장을 펼쳤는데 거기 이런 헌사가 적혀 있었다.
“존경하는 마음으로, 조지 버나드 쇼가.”
그는 그 책을 사서 다시 그 사람에게 보낸다. 헌사에 약간의 글자를 덧붙여서.
“새삼 존경하는 마음으로, 조지 버나드 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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